23~25일 서울권 주요 대학 졸업식
장미 도매가 전년比 약 19% 상승
작은 다발이나 인형 '대안' 떠올라
"꽃 한 다발이 이렇게 비쌌나요."
최근 동아리 선배의 졸업식을 찾은 홍익대 3학년 이민영씨(22)는 꽃집 앞에서 가격표를 연신 확인했다. 2만원짜리 해바라기 꽃다발 3개를 집어 든 이씨는 "축하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크지만, 아직 학생이라 풍성한 다발을 사기엔 부담이 크다"며 아쉬워했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 노점에선 저렴한 '조화'를 찾는 발길도 이어졌다. 졸업 시즌을 앞두고 꽃 도매가격이 오르면서 대학가 소매가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장미 평균 경매가격은 1만2576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만587원 대비 18.8% 올랐다.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의 절화(가지째 꺾은 꽃) 전체 도매가격도 12.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2월 들어서도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부터 사흘간 연세대·한양대·서울대·경희대 등 주요 대학에선 연이어 학위수여식이 예정돼 있다.
도매가 상승은 소매가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서울 주요 대학가 인근 꽃집 10여곳을 확인한 결과, 이번 졸업 시즌 가장 많이 판매되는 꽃다발 가격대는 5만원 안팎으로 형성됐다. 다만 상인들은 "풍성한 꽃다발을 원할 경우 7만원 이상은 예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계절 소재를 추가해 크기를 키우면 10만~15만원을 훌쩍 넘는 상품도 많았다. 송파구 가락시장 인근 일부 꽃집 소개란에는 '졸업 시즌에는 평소보다 2만원 이상 추가해야 한다'는 추가 비용까지 안내돼 있었다.
부담이 커지자 1만~2만원대 소규모 꽃다발이나 한 송이 상품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학교 상징을 결합한 '인형 다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서강대 정문 앞에 차려진 매대에는 학위복을 입힌 곰 인형 10여개가 진열돼 있었다. 프리저브드(보존 처리) 꽃과 함께 묶어 다발 형태로 구성한 상품이다. 동국대 근처에서 30년 넘게 꽃집을 운영해 온 이모씨는 "한 송이 꽃에 미니 학사모를 씌운 2만원짜리 디자인이 가장 인기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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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꽃값 상승은 졸업식 특수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에는 2월 특정 주간에 가격이 급등했다가 빠르게 안정됐으나 최근에는 겨울철 전반에 걸쳐 가격이 완만하게 오르는 추세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절화 거래 금액은 각각 전년 대비 14%, 18% 올랐다. aT화훼센터 관계자는 "2월 입학·졸업 시즌에 장미나 프리지아 등 꽃다발 품목 소비가 활발했다"며 "지난해 연말에 연중 최고 성수기를 맞았던 것을 보면 겨울철에 대체로 매수세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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