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경쟁 치열로 자산가치 하락"
세계 10대 사모펀드 지분 전량 매각 1건도 없어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중국에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자산 가치가 낮아지면서 엑시트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KKR, 블랙스톤, CVC캐피털파트너스(CVC) 등 중국에 투자한 상위 10대 PEF가 지난해 중국 본토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해 지분을 전량 매각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피치북(PitchBook)과 딜로직(Dealogic) 데이터를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이 같은 전량 매각 부재가 2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블랙스톤의 부동산 거래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몇몇 PEF는 중국 자산 일부를 매각했으나 업계 전반적으로 투자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기업가치가 낮아진 데다 산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수익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운용사들은 연기금, 패밀리오피스, 국부펀드 등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매튜 필립스 PwC 중국·홍콩 금융서비스 리더는 "전 세계적으로 엑시트 압박이 상당하다"며 "중국 팀들도 자본 회수에 기여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어 매각이 적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자산 가치는 최근 몇 년간 수요 부진, 경기 둔화, 서방 투자자 감소로 인해 하락했다. 이로 인해 운용사들은 기업을 자사에 매각하는 방식을 포함해 투자 수익을 '실현(realise)'하기 위한 보다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세컨더리 거래(secondary sales)'로 알려진 과정에서 PEF 지분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컨더리 거래는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PEF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을 말한다.
제프리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자산의 평균 세컨더리 할인율은 14%, 북미는 12%인 반면 아시아 전체는 44%에 달했다. 폴 로빈 TR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PEF 생태계는 여전히 심각한 유동성 격차를 겪고 있다"며 "특히 지난 2년 동안 중국 펀드에서 40~50% 할인은 일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FT는 중국의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 시장으로 인해 올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베인캐피탈은 지난달 중국 데이터센터 사업인 친데이터(Chindata)를 40억달러(5조7800억원) 가치로 중국 산업기업과 일부 지방정부 펀드가 주도한 컨소시엄에 매각을 완료했다. 이는 최소 2년 만에 글로벌 주요 PEF 가운데 한 곳이 단행한 첫 포트폴리오 매각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홍콩 시장이 새로운 출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홍콩은 2025년 한 해 동안 약 350억달러(50조 5750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하며 세계 최대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올라섰다. 다만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PEF 운용사들이 홍콩의 IPO 열풍을 타고 대형 기업을 매각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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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후이 골드만삭스 아시아 사모투자 부문 대표는 "바이아웃 딜의 경우 중국에서 최선의 엑시트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본시장에서 매각하려면 실제로 많은 사람이 그 가격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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