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위법 후속조치 본격화
반도체 자동차 불확실성 증폭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로 중국과 브라질에 대해 무역법 301조 조사에 전격 착수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조치가 표면적으로는 중국 등을 겨냥하지만, 조사 범위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도체·자동차 등 우리 주력 산업의 불확실성도 한층 커지는 양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따른 통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무역법 122조와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유력한 대체 수단으로 검토 중이다.
이미 중국과 브라질을 우선 조사 대상으로 지목하며 무역법 301조 적용을 위한 실무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이는 법적 근거가 약화한 기존 상호관세 대신,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직접 겨냥하는 '전방위 압박 카드'를 꺼내 들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공세적 행보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를 향후 고관세 부과를 위한 명분 쌓기용 사전 단계로 보고 있으며, 사실상 무력화된 관세 권한을 재건하려는 미 당국의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유사한 조치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301조에 근거한 USTR의 불공정 관행 조사 역시 대부분의 주요 교역국은 다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교역 규모상 우리나라도 빠져나가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특히 미국의 쿠팡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301조 조사 개시를 청원한 상태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301조를 통해 조사 착수부터 실제 관세 부과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301조 카드를 활용할 여유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01조와 더불어 국내 산업계에 파장을 미칠 수 있는 미국의 대체 카드로는 무역확장법 232조가 지목된다. 232조는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수입 품목에 대해 대통령이 관세 또는 수입제한(쿼터)을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이다. 안보를 이유로 무역을 제한할 수 있다.
다만, 조사에 기반을 두고 있어 즉각 효력이 발생하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과 다르다. 상무부가 주관하는 조사 기간은 통상 270일 이내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이 법에 근거해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철강 25%, 알루미늄 1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지난달에 관세 조치 1차 가이드라인이 나왔는데 백악관에서 이것이 최종 조치가 아니고 2단계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발표한 상태"라며 "품목 관세 대상의 범위가 더 넓어질 것이고 관세율도 현행 25%대에서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 2단계 조치 내용을 유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 뜨는 뉴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 들고 있는 관세 압박 카드들이 우리나라를 지정한 처사로 볼 순 없을 것 같다"며 "우리나라는 미국의 입장에서 7번째로 무역적자가 큰 나라이긴 하지만 가장 큰 타깃은 중국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강, 자동차가 별도로 품목 관세를 맞고 있고, 반도체도 아직 협상을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산업들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