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에만 28억달러 유입
미국 투자자들이 해외로 자금을 옮기면서 한국 증시가 최대 자금 유입국으로 부상했다. 올해 들어 28억달러(약 4조원)가 유입되며 신흥시장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금융정보업체 LSEG 산하 리퍼(Lipper) 자료를 인용해 지난 6개월간 미국에 기반을 둔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형 상품에서 약 750억달러(약 108조원)를 회수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들어 8주 동안 빠져나간 금액이 520억달러(약 75조원)에 이른다. 이는 최소 2010년 이후 한 해 첫 8주 기준 최대 규모다.
LSEG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투자자들은 신흥시장 주식에 약 260억달러를 투자했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28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브라질이 12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2월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최근 5년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미국 주식에서 신흥시장 주식으로 자금을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미국증시보다 해외가 더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 12개월 동안 S&P500 지수는 약 14% 상승했다. 반면 달러 기준으로 도쿄 닛케이는 43%, 유럽 STOXX600 지수는 26%, 상하이 CSI300 지수는 23% 올랐다. 코스피는 2배로 뛰었다.
로이터는 인공지능(AI)의 잠재적 위험과 관련 비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월가 주식의 매력이 다소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상승세를 이끌었던 미국 초대형 기술주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커졌다.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해외에서 더 매력적인 기회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강자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은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대신 독일, 영국, 스위스, 일본 등 일부 해외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전통적 산업주와 방어주 등 이른바 '가치주(value)'를 찾고 있다.
로라 쿠퍼 누빈(Nuveen)의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월가에서 기술주 등 이른바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자금 이동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투자자들이 점점 더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며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경기 순환적 성장 회복세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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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자금 이동의 배경으로 꼽힌다. S&P500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1.8배에 달한다. 반면 유럽 주식은 약 15배, 일본과 중국은 각각 17배와 13.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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