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건설 업종이 모처럼 가뭄 속 단비를 맞닥뜨렸다. 대형 건설사인 대림산업이 올 들어 첫 회사채 발행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 19일 3년물 회사채 2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 조사를 실시했는데 기관의 유효 수요자금이 2300억원 접수됐다. 대림산업은 잠정 금리를 3.71%로 정하되 오는 27일 발행 전 최종 확정키로 했다. 대표 주관은 KDB대우증권이 맡고 있다.
대림산업은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과 함께 신용등급 'AA'로 건설사 중 최우량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건설 업종 침체와 지난 1분기 GS건설 등 일부 건설사의 실적 쇼크가 겹치며 흥행 부진이 점쳐져 왔다. 특히 최근 시중 채권 금리마저 급등세로 돌아서 기관 투자 심리마저 위축된 상황이었다.
건설 업종 위축을 고려해 대림산업은 올 들어 회사채 발행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1분기 일부 회사채 만기가 돌아왔지만 자체 현금으로 상환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회사채 대신 기업어음(CP) 2000억원을 발행해 외부 자금을 조달키도 했다.
대림산업은 '민평금리+0~10bp(1bp=0.01%포인트)'를 희망 발행금리로 내세웠다. 금리 메리트가 크지는 않지만, 안정된 해외사업 수익성 등이 기관 수요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림산업 흥행 성공을 건설 업종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으로 여기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오는 9~10월 A등급 건설사 회사채 만기 도래 금액이 1조원에 달하는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또 AA급인 대림산업은 우량 회사채로 분류되는 만큼 A급 이하 회사채의 흥행은 또 다른 문제다.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대림산업의 사례는 매우 고무적"이라면서도 "아직은 건설 업종에 대해 다소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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