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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쏟아부어선 절대 못 만든다" 중국은 못 따라할 '넘사벽' ASML의 전략[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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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단 반도체 핵심 설비, EUV 노광기
ASML의 비결은 티어 1 파트너 협력
특수 부품 납품 관리 노하우가 핵심

중국이 선단 반도체 생산의 필수 설비인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국산화하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업계 1위 네덜란드 기업 ASML을 따라잡기에는 난제가 많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핵심은 ASML이 미국·유럽 등 산업 선진국에서 공급받는 초정밀 부품에 있습니다. 협력업체들과 수십 년에 걸쳐 부품을 공동 개발해 온 ASML의 진짜 경쟁력입니다.

노광기 독립 꿈꾸는 중국

"돈만 쏟아부어선 절대 못 만든다" 중국은 못 따라할 '넘사벽' ASML의 전략[테크토크] 중국산 극자외선(EUV) 노광기 시제품. 틱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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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화웨이 등 IT 기업을 앞세워 EUV 노광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자체 생산을 위해 ASML 노광기 중고품을 밀수해 역공학하고, ASML 출신 연구원을 수억원대 연봉을 주고 영입하고 있지요. EUV 노광기는 반도체 기판에 미세한 회로도 밑그림을 새기는 노광 작업을 맡는 설비로, 10나노미터(㎚) 미만 선단 공정 기반의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현재 중국은 미국, 네덜란드의 수출 제한으로 최첨단 ASML EUV 노광기를 수입하지 못하고 있지요.


그러나 중국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EUV 노광기의 성능은 많이 모자란다고 합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외신 인터뷰에서 "초정밀 광학 장비가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광학 장비는 노광기의 핵심 부품으로, ASML은 이 부품을 직접 제조하지 않습니다. 미국, 유럽에 걸쳐 분포한 수백개 협력사와 공동으로 개발해 활용합니다.

핵심 부품 만드는 티어 1 파트너만 200곳 이상

"돈만 쏟아부어선 절대 못 만든다" 중국은 못 따라할 '넘사벽' ASML의 전략[테크토크] ASML은 대체 불가능한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티어 1 파트너' 200곳 이상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ASML이 매년 주최하는 공급업체 행사. ASML

노광기는 빛으로 반도체 기판 표면 위에 ㎚대 회로도를 새깁니다. EUV 노광기는 극자외선 빛을 광원으로 쓰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EUV는 미세한 빛이라 공기 중에 구부러지거나 퍼지기 십상이지요. 이 때문에 빛을 한데 집중시킬 특수 부품이 필요합니다. 이런 부품들이 합쳐져 초정밀 광학 장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ASML에 초정밀 광학 장비를 납품하는 기업은 티어 1 파트너로 분류됩니다. ASML은 이들과 독점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티어 1 파트너는 200곳 이상입니다. EUV를 반사하는 초정밀 거울을 만드는 자이스, 광원 장비를 납품하는 트럼프 레이저와 싸이머, 웨이퍼의 위치를 1~2㎚ 단위로 조정하는 엔코더·모터를 만드는 레니쇼 등입니다.


"돈만 쏟아부어선 절대 못 만든다" 중국은 못 따라할 '넘사벽' ASML의 전략[테크토크] RLE20 엔코더를 실험하는 영국 정밀기기 제조업체 레니쇼의 엔지니어들. 레니쇼

각 파트너가 납품하는 부품 하나하나가 수십년에 걸친 과학기술 연구의 정수입니다. 자이스의 ASML 규격 거울은 2000여개의 특허로 보호받는 제품으로 알려졌습니다. 레니쇼의 'RLE20' 엔코더는 원자 두께만 한 거리를 감지해 반도체 기판 조정 기기의 움직임을 조율하는 부품인데, 2018년부터 2019년까지 ASML과 레니쇼 공학자들이 공동 개발한 부품입니다. 지금도 오직 ASML만을 위해 생산되고 있습니다.

"공급업체 지휘자 역할하는 ASML"

EUV 노광기는 ASML만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수십년간 축적된 미국·유럽 과학기술의 쾌거인 셈입니다. ASML처럼 수많은 전문 기술 기업들과 협력하는 공조 체계를 구축하지 않고선 최고 등급 노광기를 제조하긴 힘듭니다.


"돈만 쏟아부어선 절대 못 만든다" 중국은 못 따라할 '넘사벽' ASML의 전략[테크토크] 극자외선 빛을 손실 없이 반사시키는 자이스 거울. ASML

전문가들도 중국제 노광기의 한계를 제조 능력이 아닌, 글로벌 협력 관계가 미흡한 점으로 꼽습니다. 대만 반도체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ASML의 성과는 주요 파트너들과의 협력 덕분에 이룰 수 있었던 것"이라며 "ASML은 EUV 노광기 전체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 ASML의 역할은 광학 장치와 광원, 핵심 모듈을 납품하는 공급업체 수백곳의 네트워크를 조율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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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설령 중국이 ASML EUV 노광기를 입수해 모방한다고 해도, 그건 결국 악보만 보고 교향곡을 연주하려는 시도"라며 "수십년의 지휘 연습 없이 연주하는 교향곡에는 아무런 생동감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중국 기업들이 (AMSL을) 따라잡기 어려운 이유"라고 덧붙였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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