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최강희 감독을 공개 비난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 감독이 이란 축구를 무시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한다"며 "경기 전 이란 팬들에게 사과해야한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논쟁의 발단은 지난해 10월 이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1-0 이란 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은 당시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홈 텃세에 분통을 터뜨렸다. 선수단 비자 발급이 차일피일 미뤄졌고, 잔디조차 제대로 없는 훈련장을 배정받았다. 현지 버스 기사는 길을 잘 모른다며 선수단을 태우고 시간을 허비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일삼았다. 이에 최 감독은 "이란이 한국에 오면 한강 고수부지에서 훈련하도록 해야겠다"라며 농담 섞인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최 감독은 또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친 뒤 "솔직히 말하면 우즈벡보다 이란이 더 밉다. 당시 원정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며 "그 때 받은 푸대접을 기억하고 있다. 이란에 아픔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과 이란 가운데 어느 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우즈베키스탄"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전해들은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선수들과 대한축구협회는 최 감독의 뜻에 동의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면서 "우리는 지난 맞대결에서 한국을 친절하게 대해줬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경기장에서 최 감독에게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선물하겠다"라며 비아냥거렸다.
한국은 현재 4승2무1패(승점 14)로 이란(승점 13)에 앞선 조 선두를 달린다. 무승부만 거둬도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행을 확정짓는다. 사령탑의 신경전까지 더해진 두 팀의 맞대결은 오는 18일 오후 9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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