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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욱-흥민 투톱, 브라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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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욱-흥민 투톱, 브라질이 보인다 손흥민-김신욱[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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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우리가 함께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어. 집중하자. 행복하게 뛰자."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 경기 시작을 앞두고 선발 베스트11이 공개됐다. 명단 맨 밑자락 두 명의 이름. 손흥민 그리고 김신욱이었다. 잠시 후 손흥민의 휴대 전화에 문자 메시지 한통이 전달됐다. 발신자는 김신욱이었다. 짧은 글귀를 읽은 손흥민의 가슴은 살짝 뜨거워졌다.


둘이 처음만난 건 아시안컵을 앞둔 2010년 12월이었다. 둘 다 '미완의 대기'이던 시절. 당연히 자리는 벤치였다. 선배들의 활약을 먼발치에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엔, 둘 다 가슴 속 열정과 승부욕이 너무 컸다. 몸이 달아올랐다. 그런 서로를 알아보기란 어렵지 않았다. 장난도 치고, 아픔과 꿈을 나누는 것으로 함께 마음을 달랬다. 네 살 터울에, 이전까지 단 한 번도 같은 팀은커녕 같은 리그에서 뛰지도 않았음에도 둘도 없는 '절친'이 된 사연이다.

그런 둘이 처음으로 A매치에, 그것도 선발 투톱으로 나섰다. 주변의 기대 못지않게 본인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 그 이후 90분간 둘 다 득점포를 쏘아올리진 못했다. 그럼에도 가장 빛났다. 김신욱은 압도적인 높이를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로 최전방을 지켰다. 거의 모든 공중볼을 따내며 우즈벡 하늘을 지배했다.


'거신'(巨神)의 맹활약에 우즈벡 수비진이 휘청거린 틈. 손흥민에겐 가장 좋은 먹잇감이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방향을 가리지 않는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유린했다.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인 슈팅으로 우즈벡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김신욱의 보이지 않는 헌신도 눈에 띄었다. 최전방 가장 앞 선에서 묵묵히 공을 따내는가 싶더니, 수비시엔 어느 틈엔가 2선까지 내려와 적극적인 압박을 펼쳤다. 거구에도 엄청난 활동량을 보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김신욱은 "흥민이가 함부르크에선 주로 공격에 전념하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내가 흥민이의 수비 몫까지 다 짊어질 생각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손흥민이 그걸 모를리 없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뛰었다. 둘의 신뢰 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후반18분 이동국이 이근호 대신 교체 투입됐다. 이에 김신욱은 이동국과 투톱을 형성했다. 자연스레 손흥민은 왼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이후로도 날카로움은 변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과 후반 모두 재미있었다"라고 말한 뒤 "전반에는 신욱이형과 호흡이 좋았고, 후반에도 재밌게 뛰었다"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신욱-흥민 투톱, 브라질이 보인다 김신욱(왼쪽)과 손흥민(오른쪽)은 대표팀 내에서 둘도 없는 단짝이다. [사진=정재훈 기자]


이날 한국은 우즈벡을 1-0으로 꺾고 월드컵 본선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그에 못지 않은 수확은 김신욱-손흥민이란 새로운 공격 조합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것. 김대길 KBSN 해설위원 역시 손흥민-김신욱 투톱에 대해 "아직 처음이라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김신욱의 타킷맨 역할은 상대를 위협하기 충분했고, 손흥민도 공간 활용과 침착한 결정력이 돋보였다"라고 설명했다.


둘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또 다른 사실이 있다. 바로 엄청난 노력파라는 점이다. 머릿속에 축구 밖에 없다. 김신욱의 하루 일과에서 30분의 비디오 분석과 1시간의 개인 훈련이 빠지는 법은 없다. 자신의 경기영상은 물론, 국내외 최정상급 공격수들의 골장면을 보며 문전에서의 움직임을 연구한다. 그리곤 곧바로 운동장에 나가 느낀 점을 혼자 연습한다. 프로 데뷔 후 뒤늦은 공격수 전환에도 줄곧 성장세를 이어온 비결이다.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아버지 손웅정 춘천FC 유소년축구단 감독과 함께 학창시절부터 하루 1000개의 슈팅을 때렸다. 다양한 각도와 거리에서 세밀한 슈팅 연습을 반복했다. 2009년 함부르크 입단 이후에도 변한 건 없었다. 팀 훈련을 마친 뒤에도 아버지와 '비밀 특훈'을 이어갔다. 탁월한 슈팅력은 선천과 후천의 결합이었던 셈.


이런 둘이 만나니 시쳇말로 '쿵짝'이 맞는다. 대표팀 훈련 때가 대표적이다. 한 순간도 떨어지는 법이 없다. 훈련이 끝난 뒤 함께 마무리 러닝을 하며 그날 배우고 느낀 점을 복기한다. 이동할 때도, 식사할 때도 늘 함께다. 숙소에선 룸메이트다. 자연스레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그라운드 밖에서의 좋은 관계는 안에서의 좋은 호흡으로 이어지는 법. 서로의 생각을 읽는데 눈빛조차 필요 없을 정도니 시너지는 더욱 커진다.


이제 막 20대 초중반의 두 젊은 공격수가 재능과 노력, 호흡과 신뢰를 모두 갖췄다. 이쯤 되면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된다. 당장 최강희 감독은 18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최종전에서 이들 투톱을 재가동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나아가 1년 뒤 브라질월드컵에서 보여줄 '찰떡 궁합'은 벌써부터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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