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코스닥 시가총액 선두 경쟁이 재연될까. 지난 3년간 셀트리온의 독주체제가 지속되던 코스닥시장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한때 시총 5조원을 훌쩍 넘기며 2위 그룹과 격차를 세배 가까이 늘렸던 셀트리온이 공매도에 주춤하는 사이 2위 그룹들이 꾸준히 약진하고 있다.
10일 종가기준 셀트리온은 시총 2조8603억원으로 지난 2010년 이후 독주해 오던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시총 2위를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파라다이스와 CJ오쇼핑도 각각 2조1735억원과 2조1167억원으로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아직 7000억원 내외의 차이가 있지만 같은 2조원대에서 경쟁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드물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16일까지만 해도 시총 5조원을 웃돌았다. 당시 파라다이스와 CJ오쇼핑은 1조8000억원대 시총으로 사상 첫 2조원대를 목표로 한발 한발 전진하고 있었다.
1년 전 상황은 지금의 삼각구도를 더 예상하기 힘들었다. 지난해 5월 파라다이스와 CJ오쇼핑은 시총 1조원 돌파를 시도하는 수준이었다. 당시 셀트리온은 공격적 자사주 매입 등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시총 6조원을 넘기도 했었다.
독보적 행보를 보이던 셀트리온이 무너진 것은 공교롭게도 셀트리온이 사회적 이슈로까지 몰고 간 공매도와 전쟁이다. 셀트리온이 수천억원을 들여 주가를 부양하는 사이 공매도 세력은 이를 공매도 호기로 이용했다. 서정진 회장의 회사 매각 발표라는 충격요법은 오히려 주가 급락으로 이어져 공매도 세력만 득을 보게 했다. 4월 중순 서 회장의 기자회견 직후 셀트리온은 불과 4거래일만에 반토막이 났다.
이 사이 파라다이스와 CJ오쇼핑은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히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양호한 1분기 실적에 증권사들의 목표가 상향도 러시를 이뤘다. 최근 제시되고 있는 목표가만큼 오른다면 셀트리온을 넘어설 기세다.
두 회사의 약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실적이 뒷받쳐 주고 있어 신고가 행진에도 불구하고 계속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는 모양새"라며 "최근 코스닥 랠리를 이끄는 실적 호전주들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파라다이스와 CJ오쇼핑보다 한발 물러서 있지만 한때 코스닥 대장주였던 서울반도체도 최근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10년 LED 열풍을 등에 업고 시총 3조원대로 NHN이 떠난 코스닥 시장을 석권했던 서울반도체는 2011년 이후 1조원대 초반으로 떨어지며 장기 침체 국면을 맞았다. 하지만 올 들어 실적이 받쳐주면서 LED 시장도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도 탄력을 받으며 최근 1조8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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