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새시장 공략..정부 창조경제에 발맞춰
기업 부실책임 커지고 수수료·인력 적어 부담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코넥스(KONEX) 시장 개설을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섞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먹거리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에게 코넥스가 단비가 될지, 부담이 될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다.
오는 7월1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히 돕기 위한 코넥스 시장이 열린다. 2대 1의 경쟁을 뚫고 지정자문인으로 선발된 증권사 11곳도 각기 데뷔시킬 기업 리스트를 추리는 등 막바지 작업 중이다. 코넥스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이노비즈기업들이 상장 대상이다. 상장요건을 완화하고 별도 감사인을 지정하지 않도록 한 것은 물론, 공시의무항목도 코스닥법인에 비해 절반 가량 감소하는 등 규제가 대폭 줄었다.
오랜만에 새로운 먹거리가 등장하면서 증권사들도 신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당장의 수수료 수익 이외에도 정부의 '창조경제' 기치에 발맞출 수 있는데다 추후 코스닥 이전상장시 주관사로 선정될 수 있는 등 부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흥행과 증권사 실익 정도에 대한 예상이 불가능한 탓에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가총액 500억원 규모의 기업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킬 경우 증권사들이 받는 성공보수는 5억원 가량이다. 그러나 코넥스기업은 규모가 코스닥법인에 훨씬 못 미쳐 연보수가 1억~2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기업에 대한 책임은 크다. 지정자문인이 기업 적격성에 대해 평가한 보고서가 상장 여부를 가르고 상장폐지 역시 지정자문인의 계약 해지로 이뤄진다. 즉 코넥스기업의 탄생부터 몰락까지 모두 지정자문인에 달린 셈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코넥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10명 남짓인 IPO 인력으로는 업무가 벅찬데다 보수가 적어 고민이다”며 “고객인 코넥스기업들에게 부실을 이유로 매몰차게 계약해지(상장폐지) 통보를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IR과 공시업무도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 일부 증권사들은 일손이 달릴 것에 대비해 이미 IR대행사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IR큐더스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먼저 IR컨설팅회사들에 RFP(제안요청서) 발송을 요청하며 적극 나섰다”며 “코스닥 직상장사들도 비용에 민감한데 코넥스기업들이 IR대행사까지 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원상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프리보드와 차별을 두기 위해 규제를 풀었지만 누군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증권사 부담이 커진 것 같다"며 "지금은 시장 관심도, 크게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만 거래소가 지정자문인의 수수료 지원책이나 책임 경감안, 세제혜택 등 당근을 내밀 경우 코스닥처럼 크게 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인데다 증권사들이 안 해본 업무라서 걱정이 많지만 막상 닥치면 큰 부담이 아닐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을 강화하기 위해 코넥스 시장은 앞으로 꼭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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