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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지도 못하고 세금만"…갱신권 청구에 발묶인 임대사업자[부동산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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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임대 종료 전 계약 연장해도
등록말소 후 갱신권 청구 가능
임대인, 최대 4년까지 발 묶여
임대차 기간 동안 세금 부담 증폭

#대전 서구에서 아파트 한가구를 임대 중인 A씨는 내년 6월 임대등록 말소를 앞두고 세입자로부터 계약 연장 요구를 받았다. 오는 6월 중 만료되는 임대차 계약을 2028년 6월까지 연장하고 싶다는 것이다. A씨는 등록임대가 말소되는 대로 주택을 처분할 계획이었지만 의무임대기간에는 계약 연장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규정 탓에 결국 재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계약 만료 시점에 또다시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최장 2030년까지 매물을 팔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등록임대 말소를 앞둔 임대사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 탓에 주택 처분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손질을 언급하며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압박하고 있지만, 임대업계에서는 임차인의 갱신권 청구로 인해 주택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고 세금 부담만 짊어지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의무임대 종료전 계약 연장… 갱신권 행사 시 최장 4년 묶여

14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등록임대사업자는 의무임대기간 동안 세입자에게 중대한 하자가 없는 계약 연장 요청을 거절할 수 없다. 또 이 기간에는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도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임대의무기간 동안 계약을 연장했던 세입자라도 등록임대가 말소된 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한 차례 더 갱신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같은 규정 때문에 임대업계에서는 등록임대가 말소되더라도 임대차 계약에 얽매여 매물을 팔지 못한다는 원성이 나온다. 세입자가 의무임대기간 종료 직전에 계약을 2년 연장하고 등록임대말소 뒤 갱신권을 한 차례 더 행사할 경우 임대차 계약이 최장 4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팔지도 못하고 세금만"…갱신권 청구에 발묶인 임대사업자[부동산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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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에서 아파트를 임대 중인 B씨는 "2027년 10월 등록임대 말소를 앞두고 있는데 같은 해 6월 계약이 만기 되는 세입자가 계약 연장을 요구할 경우 2029년까지 매물을 팔지 못하게 된다"며 "세입자가 갱신권까지 쓴다고 치면 2031년까지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판국"이라고 토로했다.


등록말소가 임박한 임대사업자는 처분 의향이 있는데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세금 부담이 커져 미리 팔려는 건데 세입자 동의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많아 현실적으로 어렵다. 등록임대가 말소된 임대사업자는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도 2028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실거주 유예를 허용되면서 세 낀 매물을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이를 활용하기 여의치 않은 처지다. 임대사업자 매물은 연 5% 이상 임대료를 올릴 수 없어 주변 다른 매물보다 보증금이 적다. 그만큼 매수 문의도 드물다.


중랑구에서 소형 아파트 2가구를 임대 중인 C씨는 "지난해 의무임대기간이 끝나고 세입자도 오는 4월에 계약이 만료돼 매물을 내놓으려 했다"면서도 "임대료를 5% 올리지 못 해 주변보다 전세가 1억원이 낮아 매수자 입장에서도 자금 부담이 크다 보니 매도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말소 후 1.4만가구 풀려도 시장 나올지 미지수

임대사업자는 등록 기간이 지난 후 처분하지 않으면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 의무임대기간 중에는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와 재산세 등을 감면해주지만, 임대등록이 말소되면 세제 혜택도 종료된다. 경기 하남에서 아파트를 임대 중인 D씨는 "의무임대기간 중에 임대사업자는 계약갱신을 거절할 명분이 없다 보니 등록임대가 종료된 후에도 전세 계약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종부세 합산배제 혜택이 사라지는데 은퇴 후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황이라 세금 부담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팔지도 못하고 세금만"…갱신권 청구에 발묶인 임대사업자[부동산AtoZ]

전문가는 임대사업자 매물이 매매 시장에 나오는 걸 유도하기 위해서는 갱신권 청구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2027년과 2028년에 등록말소를 앞둔 서울 아파트는 총 1만4861가구다. 해당 매물에 거주하는 세입자가 의무임대기간 종료전에 계약을 연장하고 추후 갱신권까지 쓸 경우 장기간 시장에 나오지 못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등록임대 종료 이후에도 계약 연장을 수용해야 하는 구조는 매물 출회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의무임대기간 동안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하도록 하거나, 의무임대기간 내 갱신된 계약에 대해서는 등록임대 종료 이후 추가 갱신을 제한하는 예외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최소한 기존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는 시점까지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유지하거나, 의무임대 기간에 갱신된 계약에 대해서는 계약갱신청구권 적용을 예외로 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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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사업자들이 말하는 취지는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는 구체적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팔지도 못하고 세금만"…갱신권 청구에 발묶인 임대사업자[부동산AtoZ]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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