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욕심을 버리고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모태범(대한항공)이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의 벅찬 감격을 전했다.
모태범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센터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76으로 정상에 올랐다. 1차 레이스에서 34초94로 네덜란드의 얀 스메켄스(34초80)와 일본의 가토 조지(34초92)에 이어 3위에 그쳤지만 2차 레이스에서 34초82로 전체 1위에 올라 가토 조지를 0.06차로 제치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1차 시기에서 3위로 골인해 2차에서는 마음을 비우고 레이스에 임했다"며 "욕심을 버리고 집중해서 준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우승으로 모태범은 동갑내기 이상화(서울시청)와 함께 한국 선수 최초로 종별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의 쾌거를 이뤘다. 특히 이번 대회 1000m 깜짝 은메달에 이어 500m마저 제패하며 그간 부진을 말끔히 털어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남자 500m 금메달 직후 승승장구하던 모태범은 올 시즌 개막과 함께 극심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500m 동메달을 제외하고는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드러난 부진의 원인은 바뀐 스케이트 날. 밴쿠버 대회 우승 당시 쓰던 제품을 뒤로하고 코너워크에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블레이드로 교체했지만 적응에 실패했다.
모태범은 "2차 레이스를 마치고 1위를 확인한 뒤 케빈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게 가장 먼저 달려갔다"며 "그동안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잘 알고 있는 분들이라 누구보다 우승을 기뻐해줬다"라고 말했다.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소치동계올림픽에 임하는 각오도 덧붙였다. 그는 "18년째 스케이트를 타고 있지만 빙상은 알면 알수록 어려운 종목이라고 생각한다"며 "올림픽 2연패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매 경기 실수를 줄인다면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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