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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 국민 하지만 국민은 없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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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은 진전이 없고 국정은 공백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대국민담화를 통해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못해 국정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민주통합당에 조속한 처리를 호소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오만과 불통의 일방통행'이라며 반발했다. 청와대와 야당의 극한 대치 속에 국정은 기약 없이 표류한다.


개편안 협상 과정은 부끄러운 한국적 정치 현실을 오롯이 보여준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산물이다. 최선이 아니면 차악이라도 선택하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 치열한 토론을 벌여 결론을 내야 한다. 그것도 안된다면 표결처리다. 하지만 대화와 타협, 다수결의 원칙은 이미 사라졌다. 실종된 정치 리더십에 새 정부가 흔들리면서 국정은 마비되고 있는 것이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박 대통령의 책임이 작지 않다. 개편안 마련 과정에서 진정성을 갖고 야당을 설득했어야 했다. 나라를 위한 길이니 따르라는 식은 갈등과 부작용을 부른다. 박 대통령이나 여당인 새누리당이나 정치력 부재가 아쉽다. 민주당 책임도 크다. 기본적으로 새 대통령의 국정 구상은 존중해 주는 게 옳다. 절차 문제가 있다 해도 청와대 회담에 불응한 것은 옹졸했다. 박 대통령에게 입장을 당당히 밝히고 이해시켰어야 했다.


개편안의 내용과 절차를 떠나 당리당략과 정치논리만 늘어놓는 과거의 후진적 행태가 가장 큰 문제다. 청와대는 임기 초부터 물러설 수 없다는 독선, 야당은 야당대로 밀릴 수 없다는 오기가 3류급 기싸움의 진원지다. 미래로 가자면서 행태는 과거에 묶였으니 불통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어제 사퇴한 것이나 안철수 전(前) 서울대 교수의 조기 정치 복귀도 다 구태 정치가 불러온 필연의 결과는 아닐까.

우리가 처한 대내외 상황은 정치권이 정쟁에 몰두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경제 불황, 파탄지경의 민생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에 이르기까지 당면한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새 정부는 제대로 임명된 장관 한 명 없이 표류한다. 국민을 말하지만, 국민은 없는 것이 지금의 정치현실이다. 박 대통령도, 여당도, 야당도 반성해야 한다. 국정 표류가 언제까지 갈 것인지 국민은 지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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