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만명 조사…평생 사랑은 평균 2회
14%는 "평생 한 번도 못 느꼈다"
나이·성적 지향 격차 크지 않아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영화 은교 속 이 대사는 지금도 종종 회자됩니다. 개봉 당시 영화는 적잖은 논쟁도 불러왔습니다. 70대 노(老)교수가 17세 여고생 은교에게 느끼는 사랑을 다뤘다는 설정 때문이었습니다. 나이 든 인물의 욕망을 노골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핀잔 어린 시선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랑은 드문 경험…응답자 14% "열정적인 사랑 경험 없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사랑이 특정 연령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열정적인 사랑은 인생의 어떤 시점에서 다시 경험될 수 있으며, 고령층 역시 예외는 아니라는 겁니다.
미국 킨지 연구소가 지난 9일 국제 인간관계 학술지인 '인터페르소나(Interpersona)'에 발표한 실시한 대규모 조사 결과(18세부터 99세까지 미국인 약 1만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인생에서 약 2회의 '열정적인 사랑(passionate love)'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14%는 "평생 한 번도 열정적인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28%는 1회 경험했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는 두 번 이상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사랑은 특정 세대·집단의 전유물 아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연령대별 결과입니다. 노년층이 젊은층보다 열정적인 사랑을 더 많이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사랑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입니다.
노년층에서 열정적인 사랑 경험이 더 많게 나타난 배경에는 기대수명 연장과 사회 인식 변화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보다 이혼과 재혼에 대한 장벽이 낮아졌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데 대한 부담도 줄었습니다. 살아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랑을 만날 기회 역시 늘어납니다.
연구는 또 성적 지향에 따른 차이도 크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애자, 동성애자, 양성애자 응답자 사이에서 열정적인 사랑 경험 빈도는 대체로 유사했습니다. 사랑은 특정 집단이나 세대에 한정된 감정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관계 이론을 확장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열정적인 사랑이 생각만큼 빈번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성인 10명 중 1명 이상은 평생 한 번도 열정적인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연구진은 "열정적인 사랑의 '드묾'을 인정하는 것은 다른 형태의 사랑을 평가절하하지 않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설렘과 강렬함뿐 아니라, 돌봄과 신뢰, 동반자적 유대 역시 충분히 의미 있는 사랑"이라고 전했습니다.
영화 '은교'에서는 사랑과 젊음이 분리될 수 없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70대 노교수는 은교와의 사랑을 꿈꾸며 상상 속에서 젊은 시절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실제 연구 결과도 열정적인 사랑이 특히 젊은 시기에 더 강하게 부각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열정적인 사랑이 특정 연령대에만 머무는 감정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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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특정 세대의 특권이 아니라, 인생의 여러 시기에 반복될 수 있는 감정이라는 사실이 이번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사랑이 언제 찾아오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결과입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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