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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면 꼭 간다" 비행기 내리자마자 '우르르'…확 바뀐 외국인 관광코스[K관광 新지형도]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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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바운드 관광객 2000만명 시대
세신부터 사주까지…이색체험 방한 외국인
호텔업계도 발맞춰 '체험형 상품' 선보여

편집자주방한 외국인의 한국 관광 노선이 바뀌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까지 주요 관광지와 면세점 등 대형 쇼핑시설을 돌아보는 패키지투어가 대세였다면, 엔더믹(일상적 유행) 전환 이후 K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는 가족단위 소규모개별여행(FIT)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었다. K팝과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으로 전파된 한국인의 일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재확산되면서 한국 음식과 화장품, 패션, 의료는 물론 이색 서비스까지 똑같이 체험하는 것이 한국 여행의 주목적이 됐다. 외국인 관광객은 인구 감소로 역성장에 직면에 내수 시장에서 '가뭄 속 단비'다. 연간 2000만명에 육박하는 외국인 관광 시대. 아시아경제는 방한 외국인이 내수시장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현장을 점검하고, 지속가능한 K관광의 길을 모색한다.
"한국 오면 꼭 간다" 비행기 내리자마자 '우르르'…확 바뀐 외국인 관광코스[K관광 新지형도]② 1인세신샵, 사주카페. 권재희,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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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말씀하세요"


세신용 베드 앞 벽에는 그 문장을 영어와 일본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한국어로 적혀있다.


'아유 식' '이따이데스까'


강남의 한 골목. 간판은 크지 않다. 문을 열자마자 가격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한글 간판 양 옆으로 영어와 일본어로 된 간판이 나란히 진열되됐다. 이곳은 1인 세신샵이다. 세신을 받을 수 있는 방은 단 세개. 예약제로 운영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개별 탈의실이 작은 호텔 방처럼 꾸며져 있다. 화장대와 거울, 바디드라이어, 헤어드라이어, 스타일러까지 갖췄다. '목욕탕'이라기보다 '프라이빗 스파'에 가깝다. 옷을 벗고 왼쪽 문을 열면 널찍한 공간이 나온다. 한쪽 벽엔 개인용 탕이, 중앙엔 세신 베드가 자리잡았다.


"한국 오면 꼭 간다" 비행기 내리자마자 '우르르'…확 바뀐 외국인 관광코스[K관광 新지형도]②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1인세신샵 내부에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안내판이 걸려있는 모습. 권재희 기자

최근엔 손님 절반 가량이 외국인이라고 한다.


"예전엔 대중목욕탕 가기 힘든 임산부나 왔죠. 해외에서 왔다고 하면 거의 교민들이고. 요즘엔 관광객들이 예약하고 와요. 대부분이 일본인이고, 그 다음이 미국인. 라인 통해서 예약도 받고, 인스타그램 보고도 오고, 체험 프로그램 예약하는 어플 통해서도 오고"


세신사 이모님이 말했다. 벽에 붙은 외국어 문장은 외국인들의 달라진 한국 관광 풍경을 보여주는 단서다. 명품 매장이 아닌 세신 베드 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은 'K-뷰티'를 체험한다. 단순한 각질 제거가 아니다. 한국식 목욕문화를 경험하는 셈이다.


"한국 오면 꼭 간다" 비행기 내리자마자 '우르르'…확 바뀐 외국인 관광코스[K관광 新지형도]②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1인세신샵 내부 모습. 권재희 기자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면세점에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담기보다 K푸드와 한국 전통문화 체험, 뷰티웰니스 등 '경험형 소비'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처럼 여가를 보내고, 한국인이 선호하는 핫플레이스를 따라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1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이색체험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 소비액은 전년(2024년) 상반기 대비 382.5% 증가했다. 특히 '넷플릭스'가 해외 방문객의 한국관광정보를 얻는 주된 채널로 자리잡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케이팝데몬헌터스'에 나온 목욕탕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세신 체험'이 대폭 늘었다.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1인 세신샵'은 2025년 하반기 거래액이 상반기 대비 약 170% 증가해 신규 카테고리로 급부상했다.


세신 외에도 'K-사주'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또 하나의 체험형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주요 관광지에서는 사주나 타로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일본어나 중국어 영어로 적힌 입간판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지난 12일 서울 명동 한복판, 화장품 매장과 K팝 굿즈숍 사이에 위치한 한 사주카페 앞에도 일본어가 먼저 들렸다. 오사카에서 왔다는 30대 직장인 유이 씨는 "명동에서 쇼핑만 하기엔 아쉬워 색다른 경험을 찾다가 들렀다"며 "한국의 전통 방식으로 제 성향을 풀어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한국 오면 꼭 간다" 비행기 내리자마자 '우르르'…확 바뀐 외국인 관광코스[K관광 新지형도]②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사주카페. 최근 일본인,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코스로 꼽힌다. 한예주 기자

이곳을 운영하는 A씨는 사주 경력만 40년, 명동에서만 25년 넘게 자리를 지켰다. 그는 "명동이 관광 1번지로 불리던 시절 일본인 손님이 대부분이었다"며 "초기에는 한국인 상담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입소문을 타며 일본 방송에도 출연했고, 일본 관광 가이드북에도 소개됐다. 일본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서울 가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통한다.


코로나19 시기 외국인 발길이 끊기며 직격탄을 맞았지만, 엔데믹 이후 최근 1~2년 사이 다시 예약이 몰리고 있다. 일본 고객들은 메신저 '라인(Line)'으로 한 달 전부터 예약을 잡고 일정에 사주 상담을 포함한다. A씨는 "요즘은 당일 방문은 거의 힘들다"며 "휴무일 없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 내용은 결혼, 연애, 취업, 진로 등 국적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나 최근에는 20~30대 젊은 관광객이 늘면서 연애운 관련 질문이 많다고 한다. K드라마와 K팝을 통해 한국 문화에 친숙해진 세대가 '사주'라는 전통 명리학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는 구조다. 중국인 관광객도 적지 않다. 이 경우에는 A씨의 딸이 통역을 맡는다.


명동 상인들 사이에서도 사주카페는 외국인 소비를 견인하는 한 축으로 평가된다. 화장품, 패션, 먹거리뿐 아니라 '운세 보기'까지 관광 동선에 포함되면서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주변 상권 소비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한국 오면 꼭 간다" 비행기 내리자마자 '우르르'…확 바뀐 외국인 관광코스[K관광 新지형도]②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사주카페.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일본어로 안내가 되어있다. 한예주 기자

한옥숙박·전통주 체험 전통문화 인기

세신 뿐만이 아니다. 한옥 숙박, 전통주 체험, 쿠킹 클래스 등 과거에는 생활권 문화로 여겨졌던 콘텐츠가 관광 상품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이같은 트렌드에 맞춰 호텔업계도 발빠르게 체험형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웨스틴조선호텔은 2박 이상 장기 투숙 고객을 위한 웰니스 프로그램으로 '헤렌디 시그니처 패키지 : 센서리 리추얼 스테이'를 선보였다. 웨스틴조선호텔의 웰니스시설에서 한국식 세신 프로그램 '온기(On-gi)'를 통해 피부 타입별 맞춤 스크럽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외국인 투숙객을 타깃으로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해피아워 프로모션 '한마루'도 선보였다.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소주, 복분자주, 막걸리 등 한국 술을 비롯한 각종 주류가 준비되는 것은 물론 한복 입고 사진 찍기 등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 주류 문화를 소개할 땐 치맥, 해물파전과 페어링한 막걸리를 맛보고 윷놀이 등 한국 전통 놀이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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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의 경우 투숙 이상의 체험형 콘텐츠, 특히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호응이 좋은 편"이라며 "웨스틴조선서울의 세신 프로그램 '온기'의 경우 이용 고객의 80%가 외국인으로, 세신 프로그램을 경험한 외국인 고객들은 다시 서울을 찾았을 때 재방문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국 오면 꼭 간다" 비행기 내리자마자 '우르르'…확 바뀐 외국인 관광코스[K관광 新지형도]② 웨스틴조선호텔은 외국인 투숙객을 타깃으로 한국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해피아워 프로모션 '한마루'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김장 체험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김장 소품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웨스틴조선서울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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