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만든 중국인 전용상품, 현지은행서 벤치마킹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해외 현지은행이 국내 시중은행 금융상품을 '롤 모델'로 삼아 만든 금융상품이 처음으로 출시됐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중국 지린(吉林)은행(길림은행)은 이달 초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168(이리우빠ㆍ一六八) 통장'을 출시했다.
이 상품의 모델은 하나은행이 지난해 6월, 한국 내에 거주하는 중국인 고객들을 타깃으로 출시했던 '168 통장', '168 적금'이다.
길림은행이 이 상품 개발에 관심을 보인 것은 지난해 10월 길림은행과 하나은행과의 업무교류를 통해서다. 하나은행은 당시 중국 길림은행 대련분행에서 리테일상품, PB제도 및 서비스, PB상품, IT시스템(CRM) 등에 대해 일 주일간 교류를 진행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길림은행 관계자들에게 중국인 고객들을 타깃으로 해 출시한 '168 적금'에 대해 설명했고, 길림은행 측에서 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면서 상품개발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자되세요(一路發)'라는 말의 발음과 유사한 '168'이라는 숫자는 중국인들이 매우 좋아하는 숫자 중 하나로, 축의금이나 세뱃돈을 낼 때에도 꼭 맞춰 내는 숫자다. 중국인이 차 번호를 고를 때에도 '888', '666' 등에 이어 가장 많이 고르는 숫자가 '168'이다.
당시 길림은행 상품개발 담당자는 "한국인들이 어떻게 중국인의 정서를 그렇게 잘 알고 상품을 만들 수 있느냐?"며 놀라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이 출시한 이 상품은 실제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국내 하나은행의 168 통장은 1만3000좌가 개설됐으며, 36억원의 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168 적금의 경우 5000좌, 51억원의 잔고를 기록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길림은행이 개발한 168 상품은 중국인들의 정서를 반영한 현지화된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길림은행 뿐 아니라 아시아금융협력연맹 회원사 등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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