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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대구 KTX···마당발 김종준 은행장을 인터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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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사람 갈 곳 많은데...가장 어려운 건 시간 관리"
"하나銀, 잘 대구 못 대구는 여러분의 힘" 재치 콘서트도


서울→동대구 KTX···마당발 김종준 은행장을 인터뷰하다 ▲20일 서울역에서 동대구행 KTX에 오르는 김종준 하나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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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김은별 기자] 20일 오후 4시57분, 서울역, 7번 플랫폼.

동대구행 KTX 출발시간을 3분 정도 남겨둔 시각,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빠른 걸음으로 플랫폼에 나타났다. 급히 열차에 오른 김 행장은 열차가 출발하자 가뿐 숨을 내뱉는다. 열차 밖의 풍경은 꽁꽁 얼어붙어 스산하지만 김 행장의 표정은 평소보다 훨씬 밝다. 수행비서로부터 넘겨받은 신문기사 묶음을 넘겨보면서도 약간 들뜬 모습이다.


열차가 속도를 올리자 그는 "행장이 된 이후 가장 어려운 것은 시간 관리"라고 운을 뗀다. 가야 할 곳도, 만나야 할 사람도 많아 1분 1초를 쪼개 쓰고 있다.

이날도 서울역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서울지역 대기업과 중소기업 한 곳씩을 방문했다. 지난해에도 그는 대구ㆍ대전ㆍ구미지역 지점순방, 충청사업본부 직원 호프데이, 대전ㆍ광주지역 토크콘서트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12번이나 KTX를 이용했다.


이처럼 김 행장이 지방 직원과 거래 기업을 챙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은행장이 직접 뛰면 고객과 직원이 느끼는 감동이 훨씬 커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서 행장이 직접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지방 영업점과 거래기업에선 무척 좋아한다"며 "그러니 안갈 수 있나"고 껄껄 웃었다.


현장에서의 느낌도 서류로 보고받을 때와 많이 다르다고 한다. 단순히 '자동화 된 공장이 많아 채용규모를 늘리기가 어렵다'고 보고받는 것보다, 3700명의 직원이 돌리던 공장이 400명이면 충분한 것을 눈으로 봤을 때의 느낌이 다르다는 뜻이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부지런히 전국을 돈 그는 올해 중소기업에 3조원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행장은 중소기업에 대해 '기회인 동시에 리스크'라고 정의한다. 잠재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잘 골라내 지원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하나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현재 0.58%로 시중은행 최저 수준이다.


어느덧 1시간여가 흘러, 기차는 대전역에 잠깐 섰다.


대전역에서 그는 하나은행의 텃밭인 충청지역, 특히 세종시 진출전략에 대해 자연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세종시의 경우 활성화되는 속도에 맞춰 여세를 확장할 것"이라며 "현재 충청사업본부에서 모든 준비를 갖추고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1분 남짓 정차한 후 기차는 다시 출발했다. 이제는 개인적인 질문도 해본다. 점점 돈 모으기가 힘든데, 김 행장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갑자기 행장의 얼굴이 진지해진다. 그는 "빚 있는 사람들을 위하려면 금리를 낮춰야 하고, 목돈을 만들려는 청년이나 이자로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하려면 올려야 한다"며 "어떤 사람을 지원할 지는 정부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금리라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오후 6시54분, 기차는 어느덧 동대구역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도착하자마자 김 행장이 식사도 거른 채 달려간 곳은 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한 소극장이다. 대구지역본부 소속 직원들과 함께 '토크 콘서트'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다. 지방 직원들을 위해 벌써 대여섯차례나 진행하고 있는 '토크 콘서트'는 김 행장이 가장 아끼는 시간 중 하나다.


"행장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 명언은 무엇입니까?"


"난 명언, 철학, 가장 좋아하는 책 묻는 질문이 제일 지겨워! 나중에 내가 따로 생각해보고 다시 답해줄게. 행장이 답도 제대로 안 해주면, 삐지지 않겠나?"


"제 뱃속에 3개월 된 아이가 있는데요, 이 아이는 푸르니어린이집(하나금융그룹 어린이짐)에 보낼 수 있을까요?"


"그룹 차원에서도 고민중인데요, 7개월만에 짓는다고 보장은 못 해드리겠네요. 행장이 직원한테 거짓말 하면 안 되잖아"


"여러분, 하나은행이 잘 대구(되고) 못 대구(되고)는 대구지역에 달렸어요"


이렇게 그는 두시간여 이상을 꼬박 직원들과 문답하며 궁금증을 풀어주고 달래주기도 했다. 행장의 구수한 사투리와 유머에 직원들은 '빵빵' 터진다.


한바탕 직원들과 수다를 떤 김 행장. 이제 대화를 나눈 직원들과 뒷풀이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저녁 10시, 늦은 식사를 한 김 행장은 이제 내일을 또 준비해야 한다. 21일은 대구지역 지점장과 아침식사, 우수직원들과 점심식사가 예정돼 있다. 대구지역 기업체는 4군데를 돌 예정이다. 오늘도 김 행장의 시계바늘은 빠르게 돈다.




조영신 기자 ascho@
김은별 기자 silversta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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