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시험정비 점검…품질 높이기 위해 내부조직 먼저 챙기기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한동안 그림자 행보를 보여왔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회사의 심장부인 남양연구소를 깜짝 방문했다. 지난 1월초 정몽구 회장 주재하에 열린 시무식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외부일정을 최대한 자제해왔던 정 부회장이 이번 남양연구소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내실다지기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각종 자동차용 시험장비를 둘러봤다. 시험장비는 현대차가 생산하는 자동차의 품질, 상품성 등과 직결되는 핵심장비다.
정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본격적인 내부조직 챙기기의 일환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그는 디트로이트 모터쇼, 상파울루 모터쇼 등을 직접 참관하며 글로벌 트랜드를 읽기 위한 외부행보에 주력했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연초 시무식서 품질을 다시한번 강조했던 만큼 외부행사 보다는 회사조직을 챙기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시험장비 등을 점검한 배경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이번 연구소 방문에는 권문식 연구개발본부 본부장(사장)을 비롯해 부사장급 중역들이 참석해 지난해에 이어 대폭 강화된 연구소 조직과 활동 현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연구소는 지난달 양웅철 부회장과 권 사장 투 톱체제 아래 파워트레인, 디자인, 총괄PM, 설계, 시험부문 등 5개 부문의 담당 체제로 개편했다. 각 부문의 담당은 각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사장, 부사장급 핵심인력들을 전면 배치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남양연구소가 안정돼야 품질과 상품성 높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며 "지난해 이후 연구소 조직이 잇달아 확대개편된 만큼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른바 '노하우(Know-How)' 데이터베이스(DB)화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는 도요타를 비롯해 역사가 오래된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소속된 연구소들이 이미 해오고 있는 작업이다. 지난해 인사에서 연령이 높은 연구원들의 승진을 배제하고 젊은 연구인력을 팀장급으로 발탁한데 따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복안이다.
남양연구소는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50세 이상 연구인력의 승진을 최대한 배제하고 40대 초중반의 책임연구원들을 대거 팀장급으로 발탁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과거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관계자는 "남양연구소가 젊은 조직을 지향하며 젊은 연구원을 팀장급으로 전격 발탁할 정도로 변화하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그동안의 연구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것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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