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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3월까지 거래정지… 출자전환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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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 쌍용건설의 주식거래가 3월까지 정지될 것으로 보인다. 4월부터 거래가 재개될지 여부는 채권단 손에 달려 있다. 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8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에서 쌍용건설의 주식 매매 거래를 정지시켰다. 조회공시를 통해 쌍용건설의 자본잠식설 해명을 요구했으나 쌍용건설이 이를 오는 14일 이사회 이후에 공시하겠다고 답변하며 발생한 일이다.

쌍용건설이 이사회 직후 자본잠식이 아니라는 해명공시를 내면 주식 거래는 재개된다. 그러나 쌍용건설의 현재 자본 상태를 봤을 때 자본잠식 가능성이 높아 거래정지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이 최근 2년간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쌍용건설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2130억8174만원, 영업손실 1511억959만원, 순손실 1482억2093만원이었다. 지난 2011년에도 매출액 1조7336억원, 영업손실 1689억3546만원, 순손실 1570억3559만원을 기록했다. 자산 할인매각에 의한 대규모 손실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누적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까지 잠식된 상태를 말한다. 50% 이상의 자본잠식은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되고 전액잠식은 주식시장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쌍용건설이 3월 주주총회 이후 자본잠식 해소 공시를 하게 되면 4월부터는 주식 거래가 다시 이뤄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조건이 채권단의 출자전환이다. 하지만 아직 불확실하다. 최악의 경우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쌍용건설은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쌍용건설은 유상증자를 통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홍콩계 펀드인 VVL(V Venture Limited)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입찰제안서를 제출했고, 아시아-유럽 컨소시엄도 뒤늦게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며 실사를 진행 중이다. 그렇다고 해도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있기 전에는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금조달 계획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부채를 탕감하는 출자전환 여부는 전적으로 채권단 의중에 달렸으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주주인 캠코가 먼저 나서지 않는다면 출자전환을 고려할 수 없다"면서 버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자전환만 이뤄지면 쌍용건설의 유상증자를 통한 매각작업도 국내 대기업 등 다른 기업들이 참여하며 물 흐르듯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캠코는 쌍용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은 더 이상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부실채권정리기금 반환 시한인 오는 22일 이후 공적자금위원회에 쌍용건설 주식을 현물로 넘길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주주로서의 캠코의 역할 부재론이 대두되고 있다. 2004년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졸업 이후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었던 때 캠코는 쌍용건설 매각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자체적인 제 3자 증자 추진도 불허했다. 그러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화된 2012년에만 4차례 매각을 시도했다가 모두 실패했다. 쌍용건설의 상황이 악화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자 700억원 상당의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을 매입한 것 외에 대주주로서 쌍용건설을 살리기 위해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과 캠코가 지난해 유동자금을 지원하기 직전까지 보였던 책임 떠넘기기 행태를 재연하고 있다"며 "유상증자를 통한 매각이 무산되면 대형 건설사와 그 외 140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들이 무너지고 채권단도 채권을 회수하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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