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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달이다]22년 국자 人生...중국인도 울고 간 짜장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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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롯데호텔서울 중식당 도림 총주방장

[나는 유·달이다]22년 국자 人生...중국인도 울고 간 짜장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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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한식은 손맛, 일식은 칼맛'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중식은? 박진수 롯데호텔서울 중식당 도림 총주방장에게는 '국자맛'이다. 중식은 센불로 단시간 내 튀거나 볶는 음식이 많아 항상 한 손에는 후라이팬을 잡고 남은 한 손으로는 국자를 쥔 채 간을 맞추기 때문이다. 활활 불꽃이 이는 후라이팬을 통째로 들고 달그락달그락 들었나놨다를 반복하다보면 팔뚝에 힘줄이 툭툭 튀어나오기 일쑤. 그래서일까. 박 총주방장은 “칼끝의 세심함이 필요한 일식이 여성적인 음식이라면 중식은 남성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박력있는 음식 만들기의 재미에 빠져 산 지 22년째다.


박 총주방장이 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는 중학교 시절이다. 친구의 부친을 따라 호텔에서 식사하러 갔다가 조리사들이 손님 테이블로 나와서 직접 음식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을 보고 푹 빠지게 됐다. 요리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라는 것을 박 총주방장은 이미 14살때 알아차렸던 셈이다.

그러나 정식으로 음식에 뛰어든 것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인 군대 제대 이후였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박 총주방장은 주방의 궂은 허드렛일도 즐거워할만큼 일이 재미있었다. 1990년 롯데호텔 중식당에서 첫 걸음을 내디딘 박 총주방장은 2013년 현재까지 같은 직장에 몸담고 있다. 여간 엉덩이가 무거운 게 아니다. 국내 특1급 호텔에 있는 중식당 중 한국인 출신 조리사로서는 가장 연차가 높다.


박 총주방장은 “입사 당시에는 국내 특급호텔 중식당에서 일하는 조리장들 대부분이 화교 아니면 중국 본토 사람들이었다”고 회상했다. 호텔 중식에서는 이들 화교출신들이 꽉 잡고 있다보니 한국인 출신 조리장들은 일 자체의 고됨도 고됨이지만 그 외 언어 및 문화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호소하곤 했다. 이 때문에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이들도 있었다.

박 총주방장은 “한국인 조리장이 중식당에서 일한 경우는 신라호텔과 롯데호텔로 딱 2곳이었는데 당시 같이 입사했던 동기는 일주일만에 그만뒀고, 타호텔에 있던 한국인 조리장은 5년간 일하시다 그만 두신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호랑이가 아닌 곰이 웅녀가 됐듯, 22년을 우직하게 걸어온 박 총주방장은 국내 호텔 중식당에서 한국인 출신 조리장이 세를 넓힐 수 있도록 한 선구자가 됐다.


박 총주방장은 “무슨 일이든지 처음 배우는 입장에서 힘들다고 그만두면 어느 곳을 가든지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좋게 말하면 우직하고 나쁘게 말하면 둔한 성격 탓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박 총주방장은 아침 9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하며 13시간동안 호텔에 있는다. 지난 20년간 주말에 거의 쉬어본 적도 없고 설연휴 3일을 온전히 놀아본 적도 없다. 박 총주방장은 “아이들이 아빠가 해주는 자장면이 가장 맛있다고 하는데 요즘 자주 못해줘서 미안하다”며 “이렇게 노력하는 만큼 앞으로는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이 3개월전에 예약해야할만큼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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