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애널리스트 전망 갈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보수적인 성장계획을 둘러싸고 이견이 팽팽하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이어 원화강세 기조까지 겹치면서 고성장세가 사실상 끝났다는 주장과 글로벌 생산체제를 탄탄하게 구축해온 만큼 대외적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것.
3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2013년 성장폭이 글로벌 경기둔화와 원화강세 등의 영향으로 최근 7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제시한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는 지난해 대비 4.1% 증가한 741만대로 지난 2006년 이후 최저 성장폭이다. 마켓워치 역시 올해 현대차의 판매 성장률이 최근 10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매체는 지난 2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년사 내용을 인용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 수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와 원화강세의 난관을 극복해야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강력한 경쟁 브랜드인 GM와 도요타와의 치열한 가격 경쟁도 예고했다. 엔저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산 브랜드의 높아진 가격경쟁력이 이들 브랜드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가 양적성장 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힘을 실은 만큼 판매대수 증가폭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원화강세가 수출용 차량의 가격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글로벌 현지 생산체제를 이미 구축해 환율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사업목표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이라며 "전반적인 수익성 둔화 우려가 크지만 이로 인한 기업경쟁력 훼손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와 생산목표가 700만대였기 때문에 목표치를 기준으로 한 올해 성장률은 5.7% 이상"이라며 "현지 생산체제를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어 환율의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부적인 목표는 내수시장 점유율 수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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