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시청률 20%..野 단일화 TV토론, 어땠습니까
[아시아경제 편집국 기자]21일 밤과 22일 새벽까지 이어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간의 첫 단일화 TV토론을 두고 정치권과 국민들이 높은 관심과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 지상파 3사 종합시청률은 전국 기준 18.8%, 수도권 기준 20.4%에 이르렀다. TV토론을 가장 많이 시청한 지역은 광주로, 주요 시청자는 50대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2년 11월 22일 오후 7시부터 112분간 진행된 노무현-정몽준 TV토론의 종합시청률은 30.9%였다.
정치권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극명한 반응을 보였지만 경제계 인사들과 직장인, 대학생 등 시민들은 상대방을 헐뜯고 비방하는 이전 토론과는 다른 신선한 충격이며 이런 토론문화가 계속 발전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나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 이전에 벌어진 토론의 시기에 대한 지적이 있었으며 공수가 뚜렷하게 구별되지 않아 재미는 반감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음은 본지가 파악한 TV토론에 대한 각계 반응이다.
ㅇ…상대방 비난과 비판으로 얼룩졌던 과거와 달리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바탕으로 한 단일화 토론 분위기는 우리나라 토론 문화의 격을 한단계 높였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두 후보는 정책(공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개인적 소회를 곁들여, 보좌진이 적어주는 정책을 읽어왔던 과거 정치인과 차별화에도 성공했다고 본다. 이를 통해 두 후보의 진정성도 잘 전달됐다. 두 후보 모두의 승리가 아닌가 싶다.(대기업 중견간부, 43세, 男)
ㅇ…서로에 대해 상당한 예의가 느껴지는 모범적인 토론이었다고 생각된다. 생산적인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으나 의견을 주고 받는 방식 자체에서 정치 선진화에 대한 희망이 느껴졌다. 대선 후보들의 개인적인 자질 측면에서 다시 한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단일화가 된 이후 박근혜 후보와도 논리 대결이 주가 되는 토론이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부동산정보업체, 41세, 女)
ㅇ…토론회는 반전이었다. 중소기업 경영 경험이 있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기대가 많았는데 오히려 기업가 출신이 아닌 문재인 후보가 경제민주화 등 중소기업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회 경제적 다양한 문제들을 직구로 풀어나가려고 하는 문 후보의 적극성이나 리더십 등이 돋보였다. (중소기업 사장, 47세,男)
ㅇ…토론 관점서에만 본다면 문재인 후보가 대화를 주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메시지 전달력은 안 후보가 더 나았다. 왜 자기가 정치를 해야되는지 명확하게 말했다. 어떤 정책적 사안에 대해서도 자기가 문 후보에게 질문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 후보가 대답하면 자기 얘기를 다시 첨가해 맞받아쳤다. 흐름 잡아가는 측면에서 안 후보가 나았다. (대학교수, 55세, 男)
ㅇ… 이번 대선도 화두는 경제가 아닐까 싶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면서 경제민주화라는 과제까지 달성해야 하는 게 다음 지도자의 역할이다. 그간 경제분야에 대해선 두 후보 사이 교집합 부분이 꽤 많았다. 하지만 토론에서 드러난 정책이행 과정에선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사안도 있었다. 누가 더 잘 했다를 따지기 보다 국민들이 후보를 검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이런 토론 기회가 향후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주부, 33세, 女)
ㅇ…과거 대선과의 차이는 분명히 느껴진다. 단일화를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던 적이 있었던가. 문제는 단일화 시기다. 둘이 빨리 결정해야 국민들도 좀더 분석하고 빨리 결정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여론몰이로는 되레 악영향을 줄 수 있다.(건설사, 36세, 男)
ㅇ…기본적으로 단일화를 앞둔 상황에서 한 번은 거쳤어야 할 TV토론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양 후보가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입장을 주고받은 것 같아 생산적이었다. 다만 어떤 사안에 대한 구체성에 있어선 문재인 후보가 조금 더 앞서지 않았나 생각한다. 안철수 후보는 평소 특유의 어법으로 큰 틀에서 접근하다 보니 구체적이기 보다는 추상적인 진술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생, 25세, 男)
ㅇ…중소기업 정책이 눈에 들어오기보다는 두 후보가 이미 짜여진 판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으로서 지지하는 후보가 따로 있다. 그래서 두 후보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반갑지만, 토론을 다 들어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모르겠다. (중소기업 회사원, 38세, 女)
ㅇ…두 후보의 토론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준비가 덜 된 후보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첫 토론회였지만 새로운 정책을 듣기 힘들었다. 단일화에만 너무 많은 공력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두 후보 모두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다. 더이상 뜬구름 잡는 정책으로는 안 된다. 누가 단일화 후보가 되든 관심없다. 다만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과정에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효과를 기대한다.(회사원, 33세, 女)
ㅇ…두 후보 간 정책에 대한 뚜렷한 견해차가 보이지 않고, 그로 인해 토론의 격돌없이 단지 서로 본인의 생각을 밝힌채 지루하게 간 느낌이다. 오로지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다시 공감했다는 것만 성과인 듯하다. 일방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우세한 듯 보였다. 안철수 후보는 매우 경직되고 초보티가 났다. 실망스러운 토론회였다. (대기업 임원, 47세, 女)
ㅇ…일방적인 네거티브 공격이 없다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토론이 아닌 정책 홍보의 시간이었다는 느낌이 아쉽다. TV토론이라는 측면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보다 자연스러웠다(안철수 후보 목소리 떨리더라). 문 후보가 편안하게 대화를 주도하는 느낌이었다. 내용적 측면에서는 안 후보는 문제의 근본, 미래를 이야기하고 문 후보는 현상에 대해 심도있게 접근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단일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건 보기 안좋았다. (외국계 마케팅회사, 32세, 女)
ㅇ… 두사람의 토론을 끝까지 봤다. 후보 어느 정도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를 위한 토론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토론을 진행했어야 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보다 차분히 자신의 공약 내용을 설명한 점은 아쉽다. 문재인 후보가 그나마 더 공격적이었다. 그만큼 정치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안철수 후보는 진심성이 두드러졌다. 점수를 주자면 문 후보에게 더 주고 싶다.(상인, 44세, 男)
ㅇ…휴일이어서 집에서 동생과 토론을 지켜봤다.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것인지 날선 공방 보다는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다. 구체적인 정책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서로가 나 잘났다고 말하는 듯 했다. 문 후보는 잘못한 것에 대한 책임지기보다 빠져나가는 것 같고 안 후보는 정치 신참티가 났다. 보기 지루했다. 동생도 재미없는 토론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 54세, 男)
ㅇ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았고 처음으로 방송토론을 봤다. 두 후보 모두 자질은 있다고 생각됐다. 단일화를 위해 22일이라도 만나겠다는 말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출근하면서 만난 동료들도 방송토론 이야기를 했다. 누가 이겼다, 잘했다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시민들은 후보들의 공약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박근혜 후보도 TV토론에 나와 다른 후보들과 공약 대결을 펼쳐야 한다. (공무원, 32세, 男)
ㅇ …토론회를 보지 않았다. 정치란 게 누가되든 마찬가지 아닌가. 모 후보도 대선 경쟁이 본격화 되니 다른 후보들과 다를 게 없다. 선거 과정에서부터 새로움을 기대했는데 막상 정치판에 들어가면 그나물에 그밥이 된다. 여당이 재집권을 하던 야당이 정권교체를 하던 집권 세력이 되면 판에 박은 듯 정치인들이 되더라. (금융사 직원, 42세, 男)
ㅇ 안철수 후보가 기존 정치 문화와의 단절을 전제로 대선활동에 임하고 있는 만큼, 뼈가 굵은 문재인 후보와의 의견 일치가 쉽게 되리라곤 예상하지 않았다. 한달이란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짧지도 않다. 너무 몰아세우지 말고, 단일화 과정의 진통을 마땅히 감내해야할 성장통으로 여겼으면 좋겠다. 두 후보도, 국민들도. (회사원, 28세, 男)
아시아경제 정치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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