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10구단 창단 무산을 둘러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의 반발이 야구인들의 집단 항쟁으로 번질 전망이다.
한국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10구단 창단 물거품으로 올스타전 참가 거부 의사를 밝힌 선수협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26일 성명서를 통해 “선수협의 올스타전 불참 결의는 프로야구를 구하기 위한 지극히 온당한 조치다. 10구단 창단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선수협은 25일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KBO가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까지 이사회를 마련하지 않을 경우 올스타전 불참은 물론 리그 중단까지 고려하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 야구 원로들의 동참 선언으로 목소리는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일구회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10구단 창단을 무기한 유보한 건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프로야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어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10구단 창단에 반대하는 기존 구단은 프로야구 인기가 구단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구회 성명서 전문
지난 6월 19일 KBO 이사회는 선수 수급 문제 등으로 프로야구가 질적으로 하락할 우려가 있다며 제10구단 창단을 유보하기로 했다. 이에 야구인은 물론이고, 야구팬도 기존 구단을 성토하는 목소리를 냈다.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10구단 창단을 무기한 유보한 것은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프로야구를 9개 구단으로 운영하면 리그 일정이 뒤죽박죽되는 등 그 폐해가 적지 않다. 한 개 구단이 무조건 3일을 쉴 수밖에 없는 것은 장기레이스를 근간으로 한 프로야구의 근본정신을 훼손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물론, 제9구단의 2013년 리그 참여로 리그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임시방편일 뿐이다. 지금처럼 제10구단 창단과 관련한 로드맵이 안갯속을 헤매서는 곤란하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프로야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어 한국야구 발전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10구단 창단에 반대하는 기존 구단은 지금의 프로야구 인기가 구단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프로야구가 한국 최고의 프로스포츠가 된 것은 야구인과 야구팬이 하나가 되어 노력한 결과다. 기존 구단이 야구인과 야구팬이 땀과 열정으로 일구어낸 열매를 더 크게 키우려고 하지 않고 지금에 안주하는 것은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 놓으니까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기존 구단의 횡포에 맞서 프로야구선수협이 제10구단 창단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의미에서 올스타전 불참을 결의한 것은 프로야구를 구하기 위한 지극히 온당한 조치다. 야구선배인 일구회도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의 결정을 적극 지지하며 제10구단 창단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것을 천명한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