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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요동치는 '붉은 별' 4, 5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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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5. 兩會로 본 중국 정치 변화 움직임

"변화 없으면 문혁(文革) 다시온다"
원자바오 총리 파격발언 뒤이어
'정치 스캔들' 엮인 실세 해임
파벌간 기싸움 더 부추길수도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막바지에 달하던 지난달 12일 베이징 번화가. 가전매장에 전시된 TV 앞에는 생중계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 회의를 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현 4세대 지도부의 마지막이자 5세대 체제로 넘어가는 과도기라는 점에서 올 양회는 이목을 끌었다. 현지에서 만난 한 사업가는 "중국인들이 임금격차나 부동산문제와 같이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이 높지만 최근 들어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같은 문제들이 정치와 직접 연관돼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개혁 없으면 文革 온다"= 양회는 중국이 앞으로 1년간의 발전원칙과 목표를 제시하는 최대 정치 행사다. 올해 양회를 통해 중국 정부는 민생안전에 주력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이번 양회를 '온중구진(穩中求進)'이란 용어로 요약했다. 안정 속에 발전하겠다는 말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7.5%로 했다는 점이다. 보수적으로 잡긴 했지만 매해 신규 구직자를 충당하기 위한 마지노선 8%를 8년 만에 포기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원 총리는 이와 함께 도시실업률을 4.6% 이내로 조정하고 3농(농촌·농업·농민)·교육 평등 문제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중국 정치인들은 올해 양회에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직접 정책을 수렴하기도 했다. 유현정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는 중국의 경제발전 목표가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번 양회의 백미는 폐막일에 열린 원자바오 총리의 기자회견이었다. 원 중국 총리는 작심한듯 중국 정치의 개혁을 강조했다. 이전에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적이 있지만, 중국 내 권력서열 3위이자 내국의 경제분야를 관장하는 총리가 중국 지도부 사이에서 금기시되는 '문혁(文革, 문화대혁명)'을 직접 언급하며 정치개혁을 강조했다는 사실만으로 눈길을 끌었다.


원 총리의 발언이 있은 지 하루 만에 보시라이 충칭시 당 서기가 해임됐다. 중국 관영매체나 공산당 기관지는 보 전 서기의 해임소식을 단신 정도로 짧게 다뤘다. 보 전 서기는 차기 권력자로 유력시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같은 태자당 소속으로, 올 가을께 중국 공산당 최고 권력그룹인 정치국 상무위원 9석 가운데 한 자리를 노리던 정치적 거물이다.


[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요동치는 '붉은 별' 4, 5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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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왜 실각했나= 보 전 서기의 갑작스러운 실각은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중국 지도부 권력투쟁의 한 단면으로 볼 수도, 정치개혁의 신호탄으로 볼 수도 있다.


보 전 서기를 중심으로 한 일련의 사건이 여전히 진행중인 만큼 중국 지도부는 물론 서방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운 형국이다. 올 가을 열리는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기에 이번 보 전 서기의 해임은 변화의 신호탄인 셈이다.


보 전 서기는 원 총리와 함께 양회 기간에 가장 주목을 받았다. 앞서 충칭시에서 같이 일하던 왕리쥔 부시장이 미국 영사관으로 망명을 시도하면서 일련의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기 전까진 태자당의 핵심 인사였다. 여전히 왕 전 부시장의 망명이유는 불분명하지만 보 전 서기와 함께 충칭을 중국내 모범도시로 만들었다고 평가받았던 왕 부시장이 '배신'을 시도하면서 암암리에 드러나던 중국 지도부 내 마찰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실각 후 중국 언론과 외신들은 보시라이와 관련된 보도를 연이어 쏟아냈다. 아들이 유학 기간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거나 영국인 사업가의 의문사와도 연관돼 있다는 등 부정적인 내용 일색이었다.


한때 성공모델로 칭송받던 충칭시 개혁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범죄율을 낮추고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그 이면에는 철저한 인권유린이 있었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분배를 중시하는 일련의 좌파적 개혁실험이었던 충칭모델을 중국 지도부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증인 셈이다.


◆파벌과 집단의 중국 정치= 중국의 정치는 파벌간의 세싸움으로 읽을 수 있다. 마오쩌둥 시대 같이 반대파의 숙청을 불러오는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중국 정계는 태자당(太子黨)과 공산주의청년당(공청단·共靑團)이라는 양대 파벌이 경쟁하는 구도다.


보 전 서기의 실각이 눈길을 끈 건 그가 차기 지도자로 확실시되는 시진핑 부주석과 함께 공산혁명 원로나 고위 관료 자녀들로 구성된 태자당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이끄는 공청단 계열로는 리커창 상무부총리와 왕양 광동성 당서기 등이 있다.


톈안먼 사태후 부상했다 2000년대 중반 잇단 부패추문으로 위상이 추락한 장쩌민 전 주석의 상하이방도 여전히 한축이다.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이번에 충칭시 당서기를 겸임하게 된 장더장이 이곳 소속이다. 정치거물이었던 보 전 서기가 갑작스레 실각한 후에도 중국 정치권이 상대적으로 '조용한' 이유는 이들 파벌간에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꾸려진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는 독특한 지배구조다. 일단 마오쩌둥 이후 대부분의 최고 지도자가 10년 이상 집권하면서 국정 전반을 운영한다. 여기에 현역에서 은퇴한 정치원로들까지 영향력을 갖고 있어 국가정책이 단기간 내 변하는 일이 극히 드문 편이다.


개혁개방 30여년을 지낸 중국이 피로감을 느낄 때도 됐지만, 원 총리가 다시 한번 '개혁'을 강조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최고 지도자층에서 원칙이나 관계를 세워 놓으면 한참을 간다"며 "차기 지도부의 향후 10년간 기본정책도 크게 변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중국)=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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