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순재산 300억 달러(약 31조8600억 원)로 브라질 최고 갑부인 에이케 바티스타(54·사진) EBX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풍력발전 부문에도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을 태세라고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는 현재 1기가와트(GW)에 불과한 풍력발전 용량을 오는 2020년 11.5GW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GW라면 33만 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브라질풍력협회의 엘비아 멜로 회장은 "EBX 산하 에너지 기업인 MPX가 스페인의 가메사·이베르드롤라·베스타스·알스톰과 함께 풍력발전 산업에서 주역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티스타는 지난달 4일(현지시간) 브라질 동북부 세아라주(州) 타우아에서 태양에너지 생산시설 준공식을 가졌다. 1만2000㎡ 부지에 조성된 태양에너지 생산시설 'MPX 솔라 타우아'는 집열판 4680개를 자랑한다. 그는 "태양광 발전량을 1메가와트(MW)에서 시작해 외국 기업과 손잡고 오는 2015년까지 1000MW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리우 컨설팅 서비시스의 조너선 켄들 에너지 컨설턴트는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전환할 MPX가 에너지 관련 사업이라면 규모와 상관없이 무엇이든 손대려 하는 것은 지난 몇 년 사이 브라질 풍력발전 부문의 투자수익률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브라질에서 전력 1MW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166달러(약 19만 원)다. 이는 조만간 111달러, 심지어 100달러로 떨어질 듯하다. 정부가 금융·세금에서 여러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켄들은 바티스타가 깨끗하고 재생가능한 첨단 발전기술에도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의 방대한 물길 위에 세워질 소규모 수력발전소가 좋은 예다. 대규모 수소 기반 에너지 저장시설을 브라질 곳곳에 설치해 전력소비의 정점과 저점 사이에서 균형도 맞출 계획이다.
자수성가형 억만장자 바티스타가 이끄는 EBX 그룹은 MMX(광산), OSX(조선), OGX(석유·가스), MPX, LLX(물류) 등으로 구성돼 있다. EBX 그룹이 흔히 'X그룹' 또는 'X제국'으로 불리는 것은 기업명 속의 X라는 스펠링 때문이다. 그는 미신을 믿는다. 숫자 63, 태양, 스펠링 X를 선호한다. 바티스타는 부동산, 스포츠 마케팅, 전기자동차에도 관심 갖고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바티스타는 1957년 브라질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을 주로 유럽에서 보냈다. 1969~1980년 독일에서 거주한 그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아헨에 있는 RWTH 아헨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다 중퇴했다.
1980년 브라질로 돌아간 그는 아마존 지역에서 금광사업에 손댔지만 곧 접고 캐나다의 금광업체 TVX 골드에 합류해 돈을 좀 만졌다. 그러던 중 2000년 자신의 TVX 지분을 10억 달러에 매각했다. 그가 엄청난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2007년 설립한 석유·가스 탐사 업체 OGX 덕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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