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정부가 근로시간 단축 청구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50세 이상 근로자가 제2의 직업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사업주에게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임금도 줄어든다. 정규직 근로자가 시간제 근로자로 전환되는 것이다. 정부는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되, 노사 희망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 청구를 사업주가 거부할 경우 처벌 조항이 없다는 의미다.
정부는 내년 총선 이후인 19대 국회에서 고령자고용촉진법을 개정, 2013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임금피크제(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는 제도) 등과 함께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 대책 중 하나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 직후(55~63년생) 태어난 세대로 총인구의 14.6%(712만명)를 차지한다. 1970년대 한국경제가 급성장을 이룰 때 유년기를 보냈고, 경제호황기에 사회에 진입해 외환위기 등을 겪는 등 한국의 성장과 궤적을 같이한 대규모 인구집단이다. 정부는 베이비붐 세대가 노동시장에서 향후 10년간 150만명의 퇴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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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 고령사회의 시범 주자격이지만, 정부의 대책에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정년 퇴직을 앞둔 근로자가 퇴직 후 일자리를 준비할 수 있고, 사업주 입장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정규직 근로자의 시간제 전환으로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근로자가 임금삭감을 감내하면서 근로시간을 단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성화를 위해선 시간제로 전환하는 임금삭감 수준이 관건인데 이에 대한 기준도 마련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김은기 정책국장은 "제조업의 경우 기본급이 임금의 30~40%"라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수당도 삭감해 실제 받는 임금은 훨씬 적다. 근로시간 단축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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