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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회장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 '동반성장'에 어긋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4초

제주도 선주협회 기자간담회
"타업종 전문성 인정 않는 것"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최근 이슈인 '동반성장'에도 맞지 않다. '내가 하면 다 잘할 수 있다'는 식으로 타업종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30년 이상 해운업계 현장을 누빈 '바다사나이' 이종철 한국선주협회 회장(STX 부회장)이 업계 VIP고객인 포스코에 작심한 듯 쓴 소리를 던졌다. 철광석, 석탄 등 자체 수송물량을 대량 확보한 포스코가 최근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우회적으로 해운업 진출을 타진하자, "동반성장에 어긋난다"고 일침을 놓은 것이다.


이종철 회장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 '동반성장'에 어긋나" 이종철 한국선주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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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17일 제주도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의 1차적 책임은 본업의 규모를 강화해 조선, 해운 등 연계산업의 경쟁력까지 높이는 것"이라며 "해운업 진출은 엉뚱하다. 마땅하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나도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개별 기업의 이해에 대한 입장은 짐작이 간다"면서도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전체 산업적, 국가적 측면에서 볼때 부정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내가 하면 다 잘할 수 있다'는 식으로 타 산업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앞서 거양해운(포항제철), 동양상선(동양시멘트), 미원해상(미원그룹) 등 대량화주들이 해운업에 진출해 전문성 부족으로 실패한 사례가 많다 "고 지적했다. 이어 "각 산업 간에 서로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풍토가 아쉽다"며 "최근 동반성장이 화두인데, 대기업-중소기업 간 동반성장뿐 아니라 각 산업간에도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동반성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이 회장은 "(포스코가) 앞서 대우로지스틱스를 직접 인수하려 했다가 여론에 밀려 못하게 되자,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돌려 인수하는 방안을 택했다"며 "수송물량이 많은 만큼, 물량 몰아주기를 통해 자체적인 이익이야 얻을 수 있겠지만 그게 한계"라고 꼬집었다. 그는 "더 이상 세계적인 기업으로 클 수 없다"며 "세계적인 기업 중 그런 기업은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회장은 국내에서 세계적인 물류기업이 탄생하지 못하는 점에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대기업이 자체 물량을 자체적으로 2자물류사를 통해 처리하면서 경쟁논리 밖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보니, 세계적인 해운ㆍ물류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성장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국내 해운업체 중 세계 10위 해운사에 이름을 올린 곳은 한진해운이 유일하며 물류업체는 전무하다. 그는 "한때 STX에서 대한통운 인수를 검토했었다"며 "인수에 나서지 않은 이유는, (위와 같은 이유로) 한국에서는 물류기업을 안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 회장은 "한국 해운이 대단한 위기에 처해있다"며 위기론을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위기의 배경으로는 포스코 등 대량화주들의 해운업 진출 움직임 외에도 투자원칙에 역행하는 선박금융, 선원 인력난 등이 함께 꼽혔다. 이 협회장은 "이 세가지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현 상황에서 더 이상 해운업의 발전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 협회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STX그룹의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된 질문에는 "답변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여러가지 오해가 많은 부분이 있어 이번 주중 자리를 만들어 공식적인 발표를 갖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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