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월만에 가격 20% 이상 급감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올 상반기 품귀현상을 빚으며 '금(金)테이너'로 불렸던 컨테이너 박스의 몸값이 불과 4~5개월 만에 20%이상 뚝 떨어졌다. 최근 몇 달 간 새 박스가 대량 생산된 반면, 컨테이너 시황은 기대만큼의 상승세를 타지 못한 탓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초 개당 300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신조 컨테이너 박스(20피트 기준)의 구입가격은 최근 2300~2400달러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3~4월 대비 20%이상 떨어진 수준으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초 해운시황 호황기(2500달러) 대비로도 100~200달러가량 낮다. 컨테이너 시황의 전통적 성수기를 맞아 오히려 몸값이 뚝 떨어진 것이다.
컨테이너 박스를 빌리는 임대료도 동반 하락세다. 올 초 일부 지역에서 최대 2달러선을 나타냈던 20피트 컨테이너의 개당 임대료는 최근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인 1달러대 이하로 회귀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각국 해운사들이 한꺼번에 신조 컨테이너 박스를 주문, 확보하며 박스 공급이 넘치게 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융위기 이후 뚝 끊겼던 컨테이너 박스 생산이 지난해부터 본격화되며 예상보다 빠르게 부족분을 충당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컨테이너 시황이 기대 이하의 수준에 머무르면서 해운사들이 운임 회복을 위해 일부 노선을 없애고 선단 규모를 줄인 영향도 컸다. 노선을 줄이면서 남는 컨테이너 박스들이 늘어났고 회전율도 높아졌다. 물동량 증가율도 예상만 못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이미 2~3개월 전에 컨테이너 박스를 확보해 당장의 수요는 없다”며 “성수기지만 신조 컨테이너 박스 가격은 올 초보다 많이 떨어졌다. 하반기로 가면 중고 박스도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관계자 역시 “컨테이너박스를 생산하는 공장에도 최근 주문이 거의 끊긴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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