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인도 시장 판매 개시...기존 상트로보다도 30% 저렴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현대자동차가 과감한 '가격 파괴'로 400만원대 경차 시대를 열었다. 기존 차량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인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개발명 H800으로 알려진 800cc급의 경차 개발을 마치고 조만간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차 인도 공장에서 생산되는 H800은 기존 현대차의 최저가 차량인 상트로의 후속 버전으로 가격이 20만 루피(약 47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상트로가 29만 루피(약 680만원)에 시판 중인 것을 감안하면 3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가장 저렴한 자동차인 셈. 특히 인도의 최저가 차량인 마루티스즈키의 알토(22만 루피)보다도 저렴하다.
현대차가 이처럼 가격 파괴에 나선 것은 갈수록 격화되는 인도 시장 내 가격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인도 시장 1위인 마루티스즈키는 25만 루피(약 600만원) 짜리 경차를 내년 출시할 예정이고 3위 기업인 타타도 600만원 이하의 저가차 개발에 나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자동차 수요가 주요 도시에서 지방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업체들이 초저가 차량을 잇따라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의 긴축 정책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인도 정부의 연이은 기준 금리 인상 조치로 인해 7월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13만3747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새로운 판로 확대에 나선 가운데 지방 수요를 강화하기 위해 최저가 경차를 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H800의 가격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존 차량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것"이라며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35만6717대를 팔아 2위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40만대 판매를 벼르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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