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스위스중앙은행(SNB)이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에 비해 과대 평가된 스위스프랑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또 다시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나섰다.
SNB는 17일(현지시각) 상업은행의 당좌대월 규모를 당초 예정된 1200억 스위스프랑(약 180조원)에서 2000억 스위스프랑으로 늘리기로 했다. 400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유동성공급 대책을 내놓은지 일주일 만에 또 다시 칼을 빼든 것이다.
이와 함께 부실채권 재매입을 지속하고 중장기 환리스크 헤징 수단인 통화스와프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SNB는 이날 성명을 통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의 변화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시 스위스프랑 강세를 막기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SNB의 유동성 확대 조치에도 불구하고 안정자산인 스위스프랑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스위스프랑 환율은 16일 유로당 1.1465스위스프랑으로 4일 연속 약세를 보이며 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지난 9일에는 유로화 대비 1.0075스위스프랑으로 역대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SNB의 이번 조치도 스위스프랑 강세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UBS AG 매니지먼트 리서치의 시저 랙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당초 스위스프랑화를 일시적으로 유로화에 연동시키는 '페그(고정)제'라는 초강수를 둘 것이라 기대한 시장에는 다소 실망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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