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GS그룹 회장)이 17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주관 공청회에 불참키로 했던 방침을 바꿔 참석할 예정이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허창수 회장이 국회 공청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전 중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다"며 "비행 시간 때문에 11시 공청회에는 늦을 수 있어 국회에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GS그룹 관계자도 "허 회장이 해외 업무를 서둘러 끝내고 공청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 지경위는 허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장의 공청회 출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11일 각 경제단체에 보냈지만 허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16일 오후 출국해 정치권의 반발을 샀다. 반면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희범 경총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공청회에 참석키로 해 대조를 이뤘다.
허 회장이 당초 계획을 바꿔 공청회에 참석키로 한 것은 정치권의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6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허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제단체가 회장 대신 임원을 보내기로 하면서 국회와 갈등을 빚었다.
이번 공청회를 앞두고 여야는 경제단체들이 정치권의 반값등록금, 법인세 감세철회 등을 포퓰리즘으로 비판한 데 대해 의견을 듣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따라서 허 회장이 이번에도 불참할 경우 정치권의 압박이 가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을 언급하며 재계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방위적으로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공청회 불참은 반기를 든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정치권과의 갈등은 재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GS측은 허 회장이 처음부터 공청회에 참석하려고 노력했다는 '진정성'을 강조했다. GS 관계자는 "미리 잡힌 해외 일정을 조정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무산돼 불가피하게 출장길에 올랐다"며 "처음부터 공청회에 불참할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파트너에 양해를 구해 일정을 서둘러 마쳐 공청회 참석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