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 잘못 잡거나 힘 제대로 못 주면 엉뚱한 자리에 '영광의 상처' 생겨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퍼에게 '굳은살'은 과연 '영광의 상처'일까.
골퍼의 손은 대부분 매끄럽지 못하다. 여자 선수들은 그래서 대부분 거친 손을 내밀기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두꺼워진 손은 사실 땀 흘려 연습한 결과물이다. 아마추어골퍼도 마찬가지다. 처음 골프채를 잡기 시작하면 손바닥 곳곳에 물집이 생기고 몇 번씩 터지기를 반복하다 굳은살로 자리잡는다.
골프에서 굳은살은 아주 중요하다. 그립을 제대로 잡았는지, 힘을 제대로 주고 있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생겨서는 안 되는 곳에 굳은살이 생겼다면 스윙이나 연습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스윙은 왼팔이 리드하기 때문에 보통 왼손바닥에 상처가 많다.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과 손바닥을 잇는 마디 주변에 굳은살이 생겼다면 정상이다.
그립은 손바닥이 아니라 바로 이 세 손가락에 힘을 가해야 한다. 초보골퍼에게 흔히 발견되는, 새끼손가락 아래 부분의 손목 바로 위 도톰한 부위에 생기는 물집과 굳은살은 잘못된 상처다. 손바닥으로 클럽을 잡았다는 증거이거나 클럽을 지나치게 길게 잡아 그립의 끝이 손바닥에 닿아 생기는 마찰이 그 원인이다.
왼손 검지의 손바닥에서 첫 번째 마디 바깥쪽에도 흔히 생긴다. 먼저 설명한 세 손가락에 균일하게 힘이 배분되지 못하고 손가락 전체로 감싸 지나치게 강하게 힘을 줬다는 뜻이다. 엄지 지문에 생긴 굳은살도 역시 잘못된 부분이다. 엄지에도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오른손을 보자. 그립에서 오른손은 보조역할이다. 왼손이 리드하는대로 따라가 주기만 하면 된다. 약지와 중지 첫 번째 마디쯤에 생기는 게 맞다. 물론 왼손보다 굳은살이 두꺼워져서는 안 된다. 오른손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굳은살은 엄지 지문 부분이다. 오른손에 지나치게 힘을 많이 주고 있다는 증거다. 일관된 방향성을 보장받기 힘들다. 엄지와 검지에 굳은살이 생긴 건 오른손등이 거의 보이지 않게 잡았다는 뜻이다. 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A클래스멤버인 장재식 프로는 "왼손 등 관절에 검지부터 약지까지 3개의 점을 찍고 셋업을 했을 때 점이 보이지 않거나 1개 정도만 보이게 잡으며 슬라이스가, 3개가 다 보이면 훅이 난다"고 설명한다. 2개가 보이면 스퀘어그립이다. 초보아마추어가 슬라이스와 훅으로 고생할 때 그립만 잘 잡아도 교정된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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