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관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팀장, "현실과는 안맞는 규제 불편" 고객위해 팔 걷어
[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내년부터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분기별로 해야 했던 해외주식 양도소득 예정신고를 안 해도 된다. 대신 연 1회 확정신고만 하면 된다. 지난달 말 국회에서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해외주식투자에 대한 소액투자가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이번 법률 개정은 한 증권사 직원의 제안과 노력으로 이뤄졌다. 주인공은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에서 해외주식팀을 이끌고 있는 유진관 팀장(사진)이다.
유 팀장이 해외주식 양도소득 신고에 대한 고객들의 불편과 불만사항을 듣고 지난해 3월 각 증권사 담당자들의 의견을 모아 금융투자협회에 보낸 '사발통문'이 법안 개정의 출발점이 됐다. 일회성 위주의 부동산 거래를 기준으로 한 기존 법률이 거래가 빈번한 주식시장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는 생각이 그를 움직였다.
유 팀장은 "금융투자협회, 기획재정부, 국회입법조사처 등의 협력으로 이뤄진 일이지 개인의 공이 아니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증권업계 담당자들은 그가 이번 법 개정의 일등 공로자라고 입을 모았다. 개정안 건의의 실무를 맡았던 금융투자협회 세제지원팀 담당자는 "유 팀장의 제안으로 개정안 건의가 시작됐고 정부 부처와 국회 등을 찾아가 현황과 문제점 등을 설명하는 일에도 유 팀장이 가장 애를 썼다"며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1999년 신한투자의 전신인 굿모닝증권에 입사한 유 팀장은 8년간 지점에서 영업맨으로 활약한 뒤 2008년부터 해외주식팀에서 일하고 있다. 영업을 하며 자연스레 몸에 밴 '고객이 최우선'이라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지금도 유 팀장에겐 업무의 '제1원칙'이다.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 건의도 그 원칙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들을 대하며 방법을 찾던 그가 결국 '법 개정만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때 주위에서 다들 "어려울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지만 그는 뚝심을 갖고 뛰어 결국 1년3개월 만에 법 개정을 이끌어냈다.
"고객 불편을 외면하면 해외주식투자 시장 자체가 고사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누군가는 희생하거나 앞장서야만 했고 그렇다면 먼저 나서보자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아 고객들의 편의를 높인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는 그의 소감에는 고객에 대한 진심이 묻어났다.
그의 부서가 해외주식거래에서 증권업계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따른 자부심과 책임감도 그가 이번 일에 앞장서는 데 한몫을 했다. 그는 "해외주식팀이 큰 수익은 못 내지만 업계 1위의 대표부서라는 자부심은 크다"며 "5년 정도 더 고생하면 회사의 중요한 수익 부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팀장은 오후 2시에 출근해 다음 날 아침에 퇴근하는 야간근무를 1년째 하고 있다. 해외주식을 담당하는 부서 특성상 주야간 교대근무가 불가피하지만 그는 자청해서 야간근무를 맡고 있다. 연기금, 법인 등 중요한 고객들의 주문이 야간에 더 많기 때문이다. 그는 "두 딸과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고객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라며 웃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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