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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실패한 산은금융, 자체 민영화 구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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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우리금융지주 새 주인으로 유력시됐던 산은금융지주가 입찰 경쟁에서 낙마한 가운데 향후 자체 민영화를 위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영화 이후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름길로 강만수 회장이 의욕을 보였던 기업인수합병(M&A)이 물거품이 된 만큼 최대한 자체적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금융당국도 산은금융의 자생력 확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14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를 통해 "산은 수신기반을 확충하고, 재무 및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등 체질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며 "경쟁력있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민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산은금융도 금융당국의 결정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자체 민영화를 위한 전략 마련에 들어갈 방침이다.

산은금융 고위관계자는 "지주사 경영기획실 주도로 자체 민영화 추진반을 꾸려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며 "우선 수신 기반을 보완하기 위해 연초에 목표했던대로 전국 지점망을 55개에서 75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주도로 추진됐던 산은금융 민영화 작업은 강 회장 부임 이전 부터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산업은행이 자체적으로 올해 국내 증시 상장에 이어 2012년 뉴욕증시 상장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정책금융 기능이 한국정책금융공사로 옮겨져 업무가 축소된 가운데 은행으로서 갖춰야할 수신 기반이 미약해 상장 이후 기업 가치를 걱정해야할 처지다.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태국 상업은행에 이어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가졌지만, 그 마저도 무산됐다.


산업은행 모 임원은 "개인금융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국내에 최소 300개 점포는 있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최소 4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며 "오는 2014년까지 정부 보유 산은 지분 매각을 위한 준비를 마쳐야 하는데 시간이 빡빡하다"고 토로했다.


산은금융 측은 은행 수신 기반 확대와 함께 비은행부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카드 부문 진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산은금융은 계열사로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사를 보유한데 이어 지난해 KDB생명을 인수해 금융지주사로서의 면모를 갖췄지만, 지난해 신규 업무 허가를 냈던 카드 사업은 정부 승인이 보류된 상태다.


문제는 올해 카드사업의 무분별한 외형 확대 경쟁을 경계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산은금융의 카드 사업 허가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것. 자체 경쟁력 확보 지원을 위해 카드 사업 승인 지원에 나설 경우 또 다른 특혜 시비가 불거져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산은 민영화는 우리금융 매각 작업이 완료된 이후 추진될 문제"라며 "산업은행 수신 기반 확대 등 관련 업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비은행 부문 다각화를 위한 지원책도 정부부처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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