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이와테 마을에서 와규 28마리를 키우는 야마다 다케시(62)씨는 정부의 피난 지시에도 불구하고 와규 농장을 지키고 있다. 그는 “정부가 피난하라고 했지만, 소를 두고 떠나고 싶지 않다”면서 “이 곳을 떠난다면 다시 돌아와 소를 키울 수 없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반경 40km 떨어진 이타테 마을을 비롯한 세 개 마을을 계획적 피난 구역으로 지정해 주민들에게 이달 말까지 대피하라고 지시했지만 와규 축산농가들은 마을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가계를 지탱해준 최고급 품질의 와규를 버리고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이다.
와규는 맛과 품질로 명성이 높은 일본산 소로, 특히 이와테 마을의 와규는 도쿄 시나가와구 도매시장에서 최고 등급인 A5를 받으며 한 마리당 100만 엔(1300만 원) 이상에 판매되며 축산농가 가계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간노 노리오 이타테 촌장이 지난 15년 동안 이 지역의 와규 쇠고기와 유기농 채소를 홍보한 덕분에 이와테 마을은 지난해 9월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됐으나, 지금은 보이지 않는 방사선 공포에 농업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아이자와 시니치 이타테 지자체 관계자는 “원전 사고로 우리가 오랜 시간 노력해 달성한 것이 무너졌다”면서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입었지만 재건되기 시작한 미야기현과 이와테현과는 달리 우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위험 속에 가라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떠나면서 이타테 마을의 인구는 지진 발생 전의 6100명에서 5000명 정도로 줄었다”면서 “남아있는 1800가구 가운데 1200가구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쿠시마현은 일본에서 10번째로 큰 축산지이자 4번째로 큰 벼 농사지로, 후쿠시마현의 농업 규모는 연간 2520억 엔에 달한다.
축산 농가의 대피와 최고급 와규를 보존하기 위해 일본 농림수산성은 와규와 젖소를 후쿠시마현의 방사선 오염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가축이 이동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가축을 검사하며, 도축 후에도 수출 전 상품의 안전을 다시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 집계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009년 회계연도(2009년4월~2010년3월)에 와규를 포함해 677t 규모의 쇠고기를 수출했다. 베트남에 433t으로 가장 많은 쇠고기를 수출했으며 홍콩과 미국에 각각 119t과 81t을 수출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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