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빚34조↑·부채비율 150%돌파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가 매년 공기업 재정건전성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주요 대형공기업들의 부채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7곳 중 60%인 17곳이 지난 1년새 부채가 증가했고 전체 부채 순증규모는 34조원에 육박했다. 공기업 부채비율도 처음으로 150%선을 넘어서 공기업 부채를 조절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11일 기획재정부와 공기업경영공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 한국수자원공사 등 주요 27개 공기업의 작년말 기준 총 부채는 271조9511억원으로 전년보다 34조2491억원(14.4%)이 증가했다. 이들 부채 총액은 2007년만 해도 156조5000억원대였지만 2008년 199조7000억원대로 늘어 200조원에 근접한데 이어 2009년에는 237조7020억원까지 불어나면서 매년 두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이들 공기업 부채총액은 300조원도 넘어설 전망이다.
이들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2007년에는 103.7%로 양호했지만 4대강 사업과 보금자리주택, 혁신도시 등 국책 사업과 에너지 가격동결 등에 따라 2009년 144%에서 작년에는 157%대로 처음으로 150%를 넘어섰다. 3년만에 53.7%포인트가 불어난 셈이다.
27곳 중 부채가 줄어든 곳은 40% 가량인 10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60%인 17곳이 증가했다. 기관별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2009년 2조9956억원에서 지난해 7조9607억원으로 165.7%나 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자산은 18조4844억원으로 전년보다 39.2% 증가에 그쳤다.
부채 증가액으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09년 109조2428억원에서 지난해 125조4692억원으로 16조원이 넘게 늘어나 최고를 기록했다. LH는 공기업 부채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부채비율은 559.3%로 2009년(524.5%)보다 나빠졌다. 이 가운데 순수 금융부채만 90조7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정부의 요금규제를 받고 자원개발에 나선 에너지공기업 부채 증가도 두드러졌다. 한국전력은 1년 사이 4조5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며 부채규모가 33조원을 넘어섰다. 한전은 지난해 자산이 74조3982억원으로 부채(33조3511억원)의 2배가 넘는다.
하지만 자산은 2007년보다 13.3%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부채는 57.6% 급증했다. 또 한전은 지난해 6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2009년 777억원, 2008년 2조9524억원 등 3년 내리 적자를 냈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현실화되지 못해 3년 연속 적자로 차입경영을 하면서 부채가 늘어났다"며 "올해도 유가가 올랐으나 상반기까지 요금을 동결한다는정부 방침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전개발과 광물자원개발을 주력하고 있는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석유공사는 각각 전년보다 64.7%, 44.5%가 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공기업 부채가 급증하자 올해부터 공기업의 신규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제도를 강화했다. 또한 재정부는 올해부터 경영평가에서 부채가 많은 기관에 대해서는 부채관리지표 평가비중을 종전의 5점에서 12점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LH는 추가로 부채관리 관련 별도과제로 30점을 부여해 유동성 확보와 부채 축소, 자구 노력 등을 정밀하게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2년부터는 자산 2조원 이상의 공공기관은 5년 단위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정부와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정부는 올해부터 시험적으로 작성해 중장기 관점에서 재무건전성을 관리할 방침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주요 기관별로 재무건전성을 점검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오면 현재 추진하는 공공기관 선진화와 별도로 자산매각과 인력조정, 경비절감 등 자구노력을 추가로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