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재완 기자]MBC '우리들의 일밤' 속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가 시청자들의 비난에 직면했다.
김건모, 이소라, 박정현, 백지영, 정엽, 윤도현, 김범수 등 실력파 가수들이 총출동해 노래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으로 방송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나는 가수다'가 단 3회만에 이같은 상황에 놓인 이유는 뭘까.
◆룰 없는 진행, 시청자 약속 무시하나
이같은 논란은 탈락자로 선정된 김건모가 재도전하기로 결정하면서 촉발됐다. 지난 20일 방송에서 김건모는 순위에서 '꼴찌'를 차지하며 탈락의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제작진은 갑작스런 회의 끝에 김건모의 재도전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탈락자 대신 출전하기로한 가수까지 불러놓고 말이다.
게다가 김건모의 재도전을 정당화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각 가수들의 멘트를 통해 "김건모가 어려운 결정을 했다" "후배들이 모두 김건모의 재도전을 바란다"고 시청자들에게 인식시켰다.
하지만 이같은 멘트들은 단지 '변명'(?)일 뿐,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들은 3회째 '누가 떨어질까'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 2회 중간 평가로 끝났을 때도 '왜 빨리 탈락자를 발표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이번 방송에서 탈락자는 결정됐지만 탈락은 없었다.
시청자들이 "탈락자는 실력이 없는 가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제작진도 누누히 강조했듯 '나는 가수다'의 탈락자는 누구도 될 수 있다. 그것은 김건모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김영희 PD는 방송에서 "우리 취지가 누군가를 탈락시키는데 있지 않고 좀 더 훌륭한 무대를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데 있다. 7위를 한 가수가 누구더라도 재도전의 기회를 주고 본인의 선택에 맡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방송 관계자는 "'나는 가수다'는 자신들이 정한 룰을 자신들이 깨버리면서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스스로 버렸다"고 평하기까지 했다.
◆이소라의 방송 거부, 예민해서 괜찮다?
이소라의 '안하무인'식 방송도 문제다. 이소라는 20일 방송에서 김건모의 탈락이 결정된 후 박명수가 녹화를 계속 진행하려하자 "나는 방송 못하는데 왜 방송 진행하고 난리야. 나는 김건모가 7등해서 너무 슬프단 말이야"라며 가로막고 나섰다. 급기야 그는 무대에서 내려가버리기까지 했다.
그는 지난 13일 방송한 중간평가에서도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출연을 거부했다. 완벽한 모습이 아닌, 어떻게 연습을 하고 있는지 보자는 '중간평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동료들은 "이소라가 예민하다"고 다독이지만 7인의 가수 중 자신의 음악에 예민하지 않은 가수들이 있을까. 20일 박정현, 백지영 등도 눈물을 흘리긴 했지만 카메라 밖으로 나가버리는 '막무가내' 행동은 하지 않았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고 있고, 시청자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소라의 처신은 프로그램과의 약속, 나아가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라는 의견이 많다. 게다가 이소라는 '나는 가수다'의 MC이기도 하다. 때문에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소라의 행태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로 인해 '나는 가수다'를 성토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다 오랜만에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일밤'이 뜻하지 않은 암초에 부딪혀 주춤하는 분위기다. '나는 가수다' 제작진이 이같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츠투데이 고재완 기자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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