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일본 지진해일로 반도체와 철강, 석유화학 제품 등의 국제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가운데 어느 정도까지 오를 것인가에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향후 수요를 근거로 사고파는 선물시장과 비슷한 성격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당장의 경기심리가 향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전자업종의 경우 낸드플래시 반도체 세계 2위인 도시바가 생산을 중단한데 이어 D램 반도체 세계 3위인 엘피다 메모리도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 상승이 점쳐진다. 낸드플래시와 D램은 기업간 직접거래 비중이 큰데, 직접거래 물량 수급이 원활치 않을 경우 현물시장 거래가 늘면서 가격은 치솟을 전망이다.
철강제품도 암울한 상황이다. 주요 철강사들이 철광석 및 원료탄 공급업체들과 최대 35% 인상된 가격에 협상을 마무리해 오는 2ㆍ4분기부터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일본 제철소들의 생산 중단이 가격 급등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신일철과 JFE스틸, 스미토모금속, 도쿄전력 등은 동북부 사업장 물량을 타 지역 제철소에서 대체생산 하겠다는 방침다. 그러나 복구사업이 본격화 되면 한국 수출용 후판과 자동차용 강판 생산라인을 내수제품 생산으로 전환하게 돼 해당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경우 전체 후판수요의 20%를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국내 조선업계와 자동차 업계들은 가격 인상에 더해 부품 수급난을 피할 수 없다.
전체 전력 수요의 30%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해 왔던 일본이 이번 사태로 원전 의존도를 낮출 경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 석유제품도 수입이 늘어나 국제유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석유화학제품 생산단가가 인상되면 일본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고정밀ㆍ고부가가치 부품 소재 가격도 오르게 되며 이를 구입하는 완제품 업체도 생산 단가 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 지진피해의 여파가 워낙 커서 원재료ㆍ부품ㆍ소재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우리 완제품 업계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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