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대우건설이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사가 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컴퍼니가 돼달라고 강조하더라. 산업은행이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는데 1조원 유상증자를 신속히 해줬다. 금호아시아나1관에 있던 KDB생명을 과감히 옮겨줘 본관과 1관에 흩어져 있었던 임직원들이 1관에 함께 모여 일할 수 있게 해 준 점도 고맙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으로 대주주가 바뀐 효과가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지난 2009년 6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19개월간 표류했던 대우건설 인수합병(M&A)은 올해 1월 산업은행이 지분 29.1%를 인수하고 1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주식의 50.8%를 확보함으로써 최종 종료됐다. 산업은행의 인수 결정 전 자칫 M&A의 희생양이 될 뻔했지만 대우건설은 기술력과 다양한 공사실적, 인재 등을 바탕으로 빅5 건설사의 위상을 굳건히 지켰다.
서 사장은 "산업은행이라는 새주인을 만나면서 회사 신뢰도가 획기적으로 올라가게 됐다"며 "해외에서는 산업은행을 사실상 정부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어 주인이 없어 불안하게 봤던 시각이 자연스럽게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우건설이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기획능력과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의 부동산 개발과 시공자 금융제공조건의 대형 프로젝트, 자원연계 프로젝트 등 파이낸싱을 동반하는 프로젝트에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진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이란 든든한 대주주를 만난 대우건설은 올해 신규수주 14조원, 매출 7조 2000억원, 영업이익 3740억원을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지난해 35%대였던 해외사업 비중을 45%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따라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지난해(34억달러)보다 56% 늘어난 53억달러로 정했다. 이를 위해 해외영업 조직과 시공 조직을 분리해 서로 경쟁과 견제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했고 사내 IT(정보기술) 시스템을 해외 중심으로 재편했다.
또 플랜트 사업본부 내에 △석유화학 △발전 △엔지니어링 등 3개의 실을 두고 각각의 실이 수주 등 독자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엔지니어링실은 현재 350여명의 인력을 650여명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현재 해외 엔지니어일 업체와의 제휴 및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서 사장은 "조만간 UAE(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6억5000만달러 규모의 발전소 수주건이 성사될 예정이며 2006년부터 진행된 베트남 하노이 따이호따이 개발사업이 올 상반기 착공될 것"이라며 "가나 앙골라 브라질 멕시코 등 아프리카, 남미 신규시장 개척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 7691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한 주택부문은 올해 총 1만5034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세종시에 분양받은 민간주택 용지도 연체이자 탕감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면 분양에 나설 방침이다.
서 사장은 "그동안 해외지향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3년동안 준비과정을 겪었고 산업은행이란 주인도 새로 만났다"며 "2011년은 새로운 10년의 시작이자 대우건설 재도약의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전세난 등 주택시장에 대해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 등의 전세대책은 당장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자체가 1년 정도 걸리며 3~4인 가구의 전세대책은 아니다"며 "시장이 제대로 살아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폐지 연장, 수도권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등 세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서 사장의 생각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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