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 채권단 신한은행 보유지분 2% 장외매각 성공
2003년 분식회계 사태 후 첫 10%대로부담 해소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SK네트웍스(구 SK글로벌)의 8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고 있다. 최근 SK네트웍스의 옛 채권단 중 하나인 신한은행이 보유 중인 SK네트웍스의 지분 2%를 블록딜로 장외매각하는데 성공하면서 옛 채권단 보유지분이 10%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분식회계 사태로 2003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뒤 오랫동안 회사에 부담이 됐던 오버행 이슈도 올해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적극적인 해외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회사 실적이 확대되고 주변 투자여건도 좋아지면서 옛 채권단이 보유한 회사 지분이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며 "회사 상황이 더 좋아지고 있는 만큼 회사에 부담이 됐던 이슈들이 아예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26일 국내 IB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2일 보유한 SK네트웍스 지분 500만주를 블록딜로 국내 투자신탁회사, 종합금융사, 외국계금융사 등에 장외매각했다. 이로써 신한은행의 SK네트웍스 보유지분은 종전 9.29%에서 7.37%로 낮아졌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03년 1조5000억원대의 분식회계로 워크아웃에 들어가 2007년까지 4년여의 기간동안 채권단 공동관리하에 있었다. 당시 출자전환 등으로 채권단이 보유했던 SK네트웍스 지분은 55.8%에 달했다.
2007년 워크아웃이 끝나고 하나은행, 신한은행, 한국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보유지분을 전부 매각하려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겹치면서 30%정도밖에 지분을 처리하지 못했고 지난해까지 22%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블록딜 성공으로 옛 채권단 보유지분은 분식회계 사태 이후 최초로 10%대로 내려가게됐다. 27일 현재 신한은행 7.37%, 정책금융공사 6.14%, 수출입은행 3.5%, 하나은행이 2.61%를 보유해 총 19% 정도의 시장 출회 가능 지분이 남아있다.
이번 블록딜 성공에는 여러가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SK네트웍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23조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2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가량 상승했다. 또 증시가 최고점을 돌파하는 등 주변 투자여건도 좋아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이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 갖춰진 것도 다른 이유다. 이에 따라 향후 채권단 보유 물량처리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경기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원개발과 중고차 사업 등 SK네트웍스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며 "향후 옛 채권단 물량이 시장에서 크게 무리없이 소화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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