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유도 경기에 비유하자면 박빙의 대결에서 BMW가 '한판승'을 거뒀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유효' 정도는 따낸 셈입니다."
국내 수입차 시장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연간 판매 순위 전쟁에서 지난해 BMW가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BMW는 혼다에 잠시 뺏겼던 1위 자리를 지난 2009년 되찾은 이래 2년 연속 챔피언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반면 벤츠는 단일 차종 판매 순위 1위에 등극한 E클래스(E300)를 앞세워 상반기 공세를 펼쳤지만 하반기 뒷심 부족으로 연간 판매에 있어서는 2위에 그쳤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 대수 기준, BMW가 전년 대비 90% 가량 증가한 1만6798대를 기록해 벤츠(1만6115대)를 683대 차이로 따돌리고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올해 수입차 전체 신규 등록 대수는 48.5% 증가한 9만562대로 집계된 가운데 BMW, 벤츠에 이어 폭스바겐(1만154대), 아우디(7920대), 토요타(6629대) 등이 5위권에 포함됐다.
BMW와 벤츠의 1위 다툼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되면서 최대 관심사로 꼽혀왔다. 벤츠가 전년도 출시한 E300이 본격적인 판매 궤도에 오르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펼치자 BMW가 월별 판매 순위에서 1~4월 내내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BMW가 신형 5시리즈를 출시하면서부터 상황은 반전됐다. 첫 선을 보인 지난해 5월 한 달 동안 713대를 판매하는 등 인기몰이를 이어가면서 명예 회복에 성공한 것이다. 이후 5시리즈와 E300을 앞세운 양사의 판매 순위 경쟁은 엎치락뒤치락 지속됐다. 12월 마지막 한 달을 남긴 시점에서 BMW(1만5432대), 벤츠(1만4678대)는 754대의 격차를 보였으나 벤츠의 막판 역전극은 없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선도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BMW와 벤츠의 선의의 경쟁은 올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BMW는 연초부터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 달성을 기념한 프리미엄 신차 교환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의 물꼬를 텄다. BMW 528i와 그란투리스모 등 2개 차종을 구입하는 고객이 등록 후 30일 이내 또는 주행거리 3000km 내 교환 신청을 하면 다른 모델 신차로 교환을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수입차 업계 최초로 시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벤츠는 지난해 전략 차종이었던 E클래스 6종을 포함해 18개 모델의 가격을 지난 1일부로 최대 1400만원 인상해 '럭셔리' 전략을 강화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BMW와 벤츠의 1위 다툼이 어느 해보다 치열하게 펼쳐져 화제가 됐다"면서 "올해에도 각사의 상반된 경영 전략에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사"라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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