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경선 후보들은 14일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저마다 당 쇄신과 화합을 약속하며 대의원들을 상대로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 9047명 중 56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전대에서 각 후보들은 앞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하면 달성할 공약과 비전 발표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네거티브 선거전에 대한 후폭풍을 우려해 지난 열흘 동안 전대판을 뒤흔든 영포회 등의 인사개입 논란과 병역기피 의혹 등 민감한 사안은 비켜갔다.
당 대표직을 놓고 박빙의 승부를 겨루고 있는 홍준표·안상수 후보는 마지막 '한 표'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친이성향의 홍준표 후보는 친박(친박근혜)계를 겨냥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상처받지 않도록 홍준표가 보호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상수 후보는 "친이·친박 갈등의 원인은 잘못된 원인"이라며 "이것을 바로 잡지 않으면 한나라당의 미래가 없다. 계파가 아닌 인물 중심의 공천으로 개혁하는데 제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또 "안상수 후보에 대한 병역 기피 의혹은 지난 10년간 한나라당이 병역 문제로 야당이 됐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을 위해 불가피하게 알려야 한다는 충정에서 알렸다"고 설명했다.
친박계 후보들을 이날 마지막 '박근혜 마케팅'에 사활을 걸었다. 서병수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가 저에게 '이번 전대에 나가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며 "이번 전대에 친박 후보가 4명이나 나왔다. 대의원 여러분이 도와주지 않으면 오늘 제가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표 결집'을 독려했다.
이성헌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대화합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고, 한선교 후보는 2004년 천막당사 시절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을 거론하며 '친박 도장'을 찍었다.
정미경 후보는 "한나라당은 '인재가 없다'고 말하지만 인재를 키울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서 "한나라당의 여전사를 만들어 싸움터에서 승리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강조했다.
한선교 후보는 이번 전대의 가장 유력한 당 대표 후보인 안상수·홍준표 후보 지지자들에게 각각 지지 후보의 이름을 세번 외치게 한 뒤 "홍준표 후보를 외친 사람은 첫 표를 홍준표, 두 번째 표를 한선교로, 안상수 후보를 외친 사람은 첫 표는 안상수, 두 번째는 한선교를 찍어달라"고 말하는 등 '2위 전략'을 사용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견제성 발언은 마지막 날까지 계속됐다. 이성헌 후보는 "지난 2년 동안 원내대표와 지방선거 기획자가 다시 한나라당 얼굴이 되면 국민들이 용납하겠느냐"면서 "당을 바꾸기 위해선 이런 분들은 2선으로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이 나와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이혜훈 후보는 "저는 평생 나라살림만 챙기고 나라 곳간을 챙긴 예산통, 경제통"이라며 "일은 안하고 꽃단장만 하는 사람, 이미지만 챙기는 사람이 들어오면 집안이 망한다"고 나경원 후보를 겨냥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나 후보는 "진흙탕 싸움, 널 죽여야 내가 산다. 이것이 전대 모습"이라며 "오늘 대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는냐에 따라 전대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책임 있는 진짜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대식 후보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키는데 기여했고, 볼모지인 전남지사 선거에 출마해 한나라당 역대 최고위 득표율을 얻고 돌아왔다"며 호남 대의원 표심을 자극했다.
정두언 후보는 "남경필 후보는 과감히 포기하고 양보와 희생의 모범을 보여줬다"며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시키는데 총력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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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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