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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또또사랑'으로 사업간 시너지효과 결실

[웅진그룹 30주년 발자취와 미래] <중> M&A의 교과서

식품ㆍ건설ㆍ케미칼 등 인수하며 흑자전환 행진
피인수기업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사기 북돋아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인수합병(M&A)은 그것을 수행하는 기업의 경영정신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가져온다. 지속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도, 기업의 생존을 단축시키는 악재로도 작용할 수 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잘못된 M&A의 심각한 휴유증을 겪거나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30돌을 맞은 웅진그룹은 1980년 창업 이후 M&A를 통해 소기업에서 재계 34위로 성장할 수 있었다. 1970년대 이후 창업한 기업이 30대 그룹으로 성장한 사례는 웅진이 유일하다. 웅진의 M&A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1990년대 초 어느 날 웅진씽크빅 사무실. 출판업계의 다크호스로 한창 주목을 받던 윤석금 회장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보였다. 1987년 인수한 웅진식품(옛 동일삼업주식회사)이 그룹 전체를 위태롭게 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행복한 직장,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꾸며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직장을 만들겠다는 그의 바람도 물거품이 될 듯 싶었다.

"웅진식품을 왜 인수했나 싶을 정도로 아찔했습니다. 해마다 120억원씩 적자가 났죠. 매각도 생각해봤습니다. 정말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의 미래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윤 회장은 그룹 모태인 웅진씽크빅이 사업시작 3년 만에 학습지 업계에서 '빅4'로 성장하는 등 회사가 커지면서 사업 규모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신규 사업에 진출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이미 형성된 두터운 시장의 벽은 넘기 힘들어 보였다.


기존 동일삼업 직원들은 물론 웅진 직원들까지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직원들을 찾아가 격려하며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역설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1995년 출시한 '가을대추'에 이어 '초록매실', '아침햇살', '하늘보리' 등이 잇달아 큰 인기를 끌면서 음료사업은 현재까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웅진식품은 지난해 19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약 15%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2100억원으로 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 인수하면 매출 '쑥쑥'…미래 산업 디딤돌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웅진그룹의 M&A 전략은 새롭게 변화한다. M&A는 '잘할 수 있는 분야'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라는 두 가지 기준에 따라 추진됐다.


이는 단지 그룹의 외형만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각 사업분야간 동반상승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내실 있는' 전략을 펼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웅진패스원' 설립과 '극동건설', '웅진케미칼' 인수는 이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다.


2007년 1월 웅진씽크빅은 한교고시학원, 지캐스트, 도서출판 새롬 등 3개사를 통합 인수해 웅진패스원을 설립했다. 유아부터 성인까지 교육 사업을 총망라한 종합 교육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취지였다.


또 2007년 8월 극동건설, 2008년 1월 웅진케미칼(옛 새한)을 잇달아 인수하며 미래 사업인 태양광 부문과 수처리 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극동건설은 오랜 기간 경험으로 축적된 플랜트 건설 능력을 통해 웅진의 태양광 사업과 해수담수화와 같은 플랜트형 수처리 사업에 디딤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의 이러한 장기적인 안목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극동건설은 지난해 66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15.2%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60.4% 증가한 15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 8300억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007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웅진케미칼도 웅진그룹에 편입된 2008년부터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365%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 '또또사랑'으로 피인수 직원 사기 북돋아= 웅진의 M&A 추진 과정 및 결과는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웅진의 경영문화인 '또또사랑'이 자리잡고 있다. 또또사랑은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 사랑하겠다는 뜻이다.


윤석금 회장은 회사를 인수하면 직접 직원들에게 편지를 쓴다. 모두가 진심으로 힘을 합쳐 신바람 나는 회사를 만들자는 내용이 주로 담겨져있다.


또 만물을 만드는 근본적인 기운을 의미하는 '신기(神氣)'에 대해 직접 강의를 한다. 피인수 기업의 임직원 입장에서 가질 수 있는 피해 의식과 불안감을 없애주고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해서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또또사랑을 통해 두 회사의 직원들이 서로 신뢰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로 이어진다"며 "M&A 과정에서 피인수 회사의 직원들을 내치거나 하는 인위적 구조조정 등이 필요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웅진에는 소위 '계파(系派)'라는 것이 생길 수 없다고 한다. 윤 회장부터 "회사 내에 출신 모임 등 소조직을 만드는 것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할 만큼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이런 문화는 피인수 회사 직원들에 대한 불리한 인사구조를 사전에 방지하고 애사심을 갖게 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웅진그룹은 2015년까지 '매출 15조원,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내놓았다. 기존 사업에서의 수익 극대화는 물론 M&A를 통한 내외형적 성장이 필요하다. 지난해 웅진그룹은 매출 4조7458억원, 영업이익 4417억원을 기록했다. 5년 만에 매출을 세 배로 키워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매년 30%씩만 성장하면 가능하다. 그리고 웅진은 지금까지 그런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동안 보여줬던 모범적인 M&A 사례로 비춰볼 때 비전 달성은 꿈이 아니라 현실에 더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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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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