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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이통사 상생 투자 4350억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정부가 무선인터넷을 육성하겠다고 하면서 관련 투자 재원을 확대 해석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지원 예산이 없다보니 통신사들에만 목을 매고 있는 형국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4일 스마트폰 활성화에 대비한 상생협력 차원에서 SK텔레콤 3700억원 KT 450억원 LG텔레콤 100억원 씩을 각각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확인결과 이 중 상당수는 허수이거나 용도 등이 부풀려진 것이다.


SK텔레콤의 3700억원은 SK텔레콤이 투자한 전체 금액이 아니다. 우선 1200억원은 기업은행과 조성한 상생펀드로 대출 상품이다. 투자가 아닌 채무 조건이다.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SK텔레콤이 출자한 2500억원 규모의 펀드도 동원됐다. 이중 SK텔레콤이 실제 출자한 금액은 1050억원에 그친다. 나머지는 펀드 운용사(LP)인 창투사나 다른 투자자들이 출자한 금액이다.


그나마도 펀드들중 일부는 만기가 됐거나 상당부분 이미 투자한 한 상황이어서 실제 투자 여력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이 출자한 미시간글로벌영상투자조합은 지난 1월12일 만기돼 청산됐다. 이수엔터테인먼트 3호는 올해말 청산을 앞두고 있다. 그만큼 신규투자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투자 목적을 SK텔레콤 의지대로 바꿀 수 있지도 의문이다. SK텔레콤 투자액 기준으로 약 280억원 가량은 음악 투자 펀드에 투입됐다. 200억원이 출자된 이노베이션펀드의 경우 정확한 투자처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투자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이미 운영 방향이 정해져 있고 운용사의 투자재량권도 무시할 수 없다. 다른 투자자와도 협의해야 한다.


SK텔레콤은 방통위의 발표에 대해 "새로 투자하는 내용은 없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내용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SK텔레콤 앱스토어인 T스토어 개발자 지원 펀드 100억원만이 새로 집행될 예정이다. 이진우 SK텔레콤 데이터 사업 본부장은 "현재 개발자들의 접수를 받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로 인해 KT도 모바일 투자 펀드에 대한 운영을 대폭 수정한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정확한 규모 등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KT 김일영 코포레잇 센터장은 "과거에는 영상이나 음악에 주로 투자했지만 앞으로는 투자 방향을 바꿔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내부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4월중으로 구체적인 금액 등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역시 상당한 규모의 벤처펀드에 출자했거나 창투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총 펀드 규모는 2000억원이 넘는다.


발표를 진행한 방통위도 혼선이다. 방통위는 당초 KT도 450억원을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한다고 했다. 이역시 개발자 지원 등 직간접적인 지원액을 추산한 것으로 KT는 설명했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3700억원은 SK텔레콤이 일부 출자한 펀드의 총 규모며 이정도의 투자 기반이 마련돼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고 해명했다. 전체 투자규모를 가늠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현상은 방통위가 산업 진흥을 위한 자금을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실적 보여주기 식 집계를 한 탓이다.


과거 정보통신부에서 관할하던 정보통신진흥기금은 지식경제부로 넘어갔다. 최근 법적근거를 가지게 된 정보통신발전기금은 이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쓸 곳은 많은데 곳간이 빈 형국이다.


지식경제부도 최근 모바일 산업육성을 위한 7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지만 실제 예산반영은 미미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다 보니 이날 진행된 방통위 2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통사가 상생을 위해 앞장서야한다"고 주문했고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은 "정부가 예산을 편성할 시간이 없다. 일단 이통사들이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적 지원이 어려운 만큼 통신사들에게 짐을 떠안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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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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