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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현인' 버냉키, 2라운드의 과제는

혹독한 금융위기에 만신창이가 된 미국 경제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제자리를 찾기 시작한 데는 '버냉키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미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벤 버냉키의 진가는 사실상 연임 확정으로 공식 확인됐다.


◆ '오바마의 현인' 버냉키 = 그의 연임을 결정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버냉키 의장의 용기와 독창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사추세츠 주(州) 마서즈 비니어드섬에서 가족과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오후 1시(현지시간), 공식연설에서 "내 곁에 있는 버냉키 의장은 미국 및 전세계가 최악의 위기에 휩쓸리는 가운데 연준(Fed)을 이끌었다"는 극찬과 함께 벤 버냉키 연준(Fed) 의장의 재임을 공식 발표한다. 이 자리에는 물론 버냉키 의장도 참석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버냉키는 과감한 행동과 틀에 박히지 않은 사고관으로 미 경제의 급격한 악화에 브레이크를 거는 데 공헌했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할 예정이다.

또한 오바마는 "대공황에 관한한 전문가로서, 새로운 대공황을 저지하기 위한 팀의 일원이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었음을 나는 확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배경과 기질, 용기, 독창력 덕분에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는 말로 버냉키를 재지명한 이유를 밝힐 예정이다.


버냉키의 연준(Fed) 의장 재임에는 입김이 거센 상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이 그의 연임 결정에 "옳은 선택"이라는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상원의 승인은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시장 환영 = 버냉키의 수완을 높이 평가해온 만큼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금융시장에서는 '경기 회복 국면에서 누가 Fed 의장이 될까' 하는 초조함이 불식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소재 제파 매니지먼트의 펀드 매니저 짐 어워드는 "버냉키 의장이 미 경제를 심각한 불황에서 이끌어내 회복되고 있어 시장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었다"면서 "그의 연임은 시장에 힘을 북돋워줄 수 있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버냉키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을 계기로 금융 위기가 촉발되자 기준금리를 0~0.25%로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금융 시스템에 1조달러(약 1250조원)를 투입해 베어 스턴스와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의 구제를 주도했다.


◆ 외로운 Fed 수장의길 = 미 경제의 구원투수였던 버냉키에게도 궂은 날은 있었다.


'금융 위기를 타개하는데 있어 그가 Fed 의장으로서 월권하고 있다'는 비판에서부터 '주택시장 침체에 대한 대처가 너무 늦었다' '2007년 8월 금융정책을 전환해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도 문제' '리먼 파산 저지 실패와 AIG 국유화도 부적절'이라는 등 비판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방에서 중앙은행으로서의 독립성을 뒤흔드는 입김도 거세다.


미 하원에는 현재 Fed의 금융정책을 회계감사원(GAO)의 감사대상으로 하는 법안이 제출돼 있으며, 금융규제 개혁법안은 Fed에 대해 구제대책 발동의 긴급권한을 행사하기 전 재무부의 승인을 얻도록 요구하고 있다. 버냉키는 이에 강하게 맞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 버냉키가 풀어야 할 매듭 = 버냉키는 내년 1월 31일 첫 4년의 임기를 마치고 Fed 수장으로서 제2 라운드에 돌입한다.


그에 앞서 현재 주어진 과제는 미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인플레 악화를 막기 위해 연준(Fed)의 자산을 축소시키면서 경제를 완전히 회복 기조에 올려 10%에 가까운 실업률을 낮추는 것이다. 산 넘어 산인 셈이다.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경제부문 공동 책임자인 리처드 버너는 "그의 재임 이유는 금융 위기에 독창적으로 대응해 큰일을 완수한 것 때문만은 아니다"며 "버냉키는 산적해 있는 과제에 대처할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미 경제와 시장 회복세를 유지하며 언제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 인간 버냉키 = 버냉키는 1953년 12월 13일 미국 메인 주(州)의 주도인 오거스타에서 태어났다. 1975년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 학사를 마치고, 1979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경제 전문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1985~2002년에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를 지내다 1996~2002년에는 프린스턴 대학 경제국 국장을 맡았다. 2002~2005년에는 fed 정책위원을 지냈으며, 2005년 6월~2006년 1월 31일까지는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회장을 역임했다. 2006년 2월 1일 부시 전 정권에서 활약한 앨런 그린스펀의 뒤를 이어 Fed 의장 자리에 올랐다.


가족은 부인 애나와 슬하에 조엘과 알리사 게일 남매를 두고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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