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섭의 꽃예술과 조경이야기]
벽면녹화를 잘 활용할 경우 가장 적은 예산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벽면녹화 사업은 도시가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다량으로 양산된 인공구조물 벽면 아래에 화단을 만들고 덩굴식물 등을 심어 벽면 전체를 푸르게 복원하는 사업이다.
벽면조경은 도시미관을 해치는 회색공간을 녹지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준다.인공으로 만들어진 콘크리트 옹벽과 방음벽, 절개지, 콘크리트 담장 등에 담쟁이와 능소화, 송악 등 넝쿨식물을 식재하면 도시 경관이 크게 개선된다. 녹지화된 건물 외벽의 모습은 밝고 가볍고 명랑한 느낌을 준다.
이들 구조물을 넝쿨식물로 녹화하면 곤충 등 작은 동물에게 서식지를 제공, 도심 생태계 복원에도 도움이 된다. 또 식물이 태양 복사열을 차단해 열에너지가 절감되고 산성비와 자외선 차단으로 콘크리트 균열과 도료 탈색 등을 막아 구조물의 수명을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이밖에 눈에 보이는 녹지 비율인 녹시율도 크게 올라간다.
서울시는 이같이 가로 경관을 망치는 콘크리트 옹벽, 방음벽, 석축, 담장 등 인공구조물 벽면에 담쟁이 등 덩굴성식물을 식재해 푸르게 가꾸는 ‘벽면녹화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묘지를 가족 공원으로 만들어라
묘지 조경 문화도 조만간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화장장이나 묘지는 혐오시설에 해당돼 도심과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지역 주민에게 공포감이나 고통을 주거나 주변 지역의 쾌적성이 훼손됨으로써 집값이나 땅값이 내려가는 등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유발하는 시설로 알려져 있다. 매장풍습이 유지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전체 분묘는 약 2000여 만기로 추산된다. 면적으로는 약 998㎢에 달한다. 국토면적(9만9600㎢)의 1%, 서울시(605㎢)의 1.6배 규모이다.
해마다 18만기의 묘지와 납골 묘가 조성돼 여의도 면적(840㏊) 만큼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그러나 화장보다는 매장 문화가 대세인 미국은 일반 주택가보다 주변 환경이 더 쾌적한 추모공원을 조성해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추모공원이란 화장장이나 묘지에 녹지를 비롯 다양한 문화시설을조성해 시민들이 휴식공간으로도 이용할 수 있게 만든 시설이다. 유럽을 가보면 동네 어귀에 잘 정돈된 공원 묘역 등을 흔히 볼 수 있다.
놀이공원 형태로 꾸며져 있기에 누구나 부담 없이 공원을 찾아 산책을 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도 보낼 수 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이 같은 유형의 유럽형 봉안 묘역이 등장했다.
송광섭 기자 songbir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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