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SUV' 팰리세이드 내달 美 출시인데…3.5만대 밀려 있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현대자동차의 올해 대박 작품 팰리세이드가 내달부터 북미시장에 출격한다. 문제는 '수급 대란'인데 칼자루는 현대차 노조가 쥐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팰리세이드 미국 정식 출시가 7월로 확정된 가운데 내수 백오더 물량은 3만5000대에 이른다. 백오더는 판매자가 주문을 받을 당시 재고가 없어 출고를 대기 중인 밀려 있는 주문량을 뜻한다.

현재 팰리세이드는 울산 4공장 41라인에서 생산 중인데 지난 4월 노사 합의로 스타렉스와 혼류 생산 비율을 3대 1로 조정하면서 증산이 이뤄졌다. 풀 특근을 기준으로 월 6240대에서 2400대를 증산, 월 최대 8640대를 만들고 있다. 재고가 없는 상황에서 백오더 물량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달리는 셈이다. 일선 영업 현장에서는 물량을 더 확보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친다.

이 같은 팰리세이드 품귀 현상은 올해 현대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노사 간 단체 교섭의 키워드로도 등장했다. 최근 열린 교섭에서 노조 측의 "LX2(팰리세이드 프로젝트명)와 관련해 미국 공장 물량 이관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데 미국 수요 예측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의에 사측은 "LX2의 백오더는 3만5000대로 국내 주문 접수 시 내년은 돼야 출고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7월부터 미국 론칭을 시작하면 백오더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여져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팰리세이드 내수 대기 물량만 3만5000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다음 달부터는 미국 수출 물량까지 겹치면서 출고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발언으로 읽힌다.

또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사 간 국내 공장 증설 합의를 넘어 미국 공장에서의 생산을 고려할 시점인데 노사가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어서다. 현대차 노조는 팰리세이드 북미용 물량을 미국 현지 공장에서 일부 생산하려는 사측의 움직임에 경계심을 표출하는 상황이다.

하언태 현대차 대표이사가 "4공장 LX2 물량 문제와 관련해 소모적인 논쟁을 해소하고자 지난해 고용안정위원회에서 물량 관련 합의서도 작성한 바 있다"면서 "단순한 감정적인 문제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노조를 향해 압박성 발언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현대차가 팰리세이드를 출시할 당시 정한 올해 연간 내수 판매 목표는 2만5000대 안팎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시판 이후 현재까지 판매한 차량만 3만243대. 연간 생산 목표는 초창기 수요 예측 대비 3배 이상 상향 조정했다. 올해 들어 월 판매량이 5000~6000대를 유지하다가 5월 3700여대로 급감한 것도 북미용 수출 물량 확보 탓인 것으로 보인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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