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장관 "북측 무인기 네 차례 침투, 깊은 유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민간인에 의한 북측 지역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해 거듭 '깊은 유감'을 표했다. 지난 10일 첫 유감을 표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북한이 조만간 제9차 당대회를 열고 대남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정부의 공식 조사 결과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거듭 메시지를 내놓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 장관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 1월12일부터 출범한 군경 태스크포스(TF) 합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간인 3명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가 아니라 네 차례에 걸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며 "지난 정권의 무모한 군사적 행위였지만 윤석열 정부의 무인기 침투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통일부 장관으로서 북측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10월 윤석열 정권이 드론작전사령부 예하 부대를 동원해 평양의 북측 최고지도부를 위협하고 남북 간 군사적 충돌과 전쟁을 유도했던 군사적 행위에 대해서는 내란 수괴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북측에 직접 사과하고 우리 국민들께 석고대죄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의 첫 유감 표명이 이뤄진 이후인 지난 12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추가 담화를 내고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이 재발하는 경우 반드시 혹독한 대응이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이번 무인기 사건에 대해 민간인이더라도 '일반이적죄'가 적용돼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형의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경우 이것은 강력한 재발 (방지)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속 대책도 밝혔다. 정 장관은 "군 당국과 협력해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포함해 기존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항공안전법상의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남북관계발전법에 무인기 침투 금지를 규정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무인기 사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는 아직 진행 중으로, 최종 조사결과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다. 군경 TF의 조사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유감을 표하고 일부 조사 내용을 밝힌 배경을 묻자 정 장관은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잘못한 일은 신속하게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남북 간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북한은 과거 한국에 무인기를 날려 보냈음에도 사과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유감 표명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해 내부에서도 여러 의견이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장관은 이날 발표가 통일부 자체 입장이 아닌, 정부 차원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설 연휴 초 안보관계장관 간담회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며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복원에 대해서도 "관계부처 간 충분히 협의·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2월 하순께 향후 5년 국정운영 및 대외 정책 노선을 정하는 9차 당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르면 설 연휴 직후인 19~20일 개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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