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기 현대홈쇼핑 생활상품기획팀 책임-잘 팔리는 상품부터 들여다봐-빅데이터 분석 '2년차 법칙' 발견-기성 제품과 차별화 가장 중요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2년차의 법칙'이 이번에도 반드시 통할 거라 봤습니다."장동기 현대홈쇼핑 생활상품기획팀 책임(사진)은 최근 히트상품 '오로타 무빙(無氷) 에어쿨러'(냉풍기)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이 제품은 각종 '최초' 기록을 세웠다. 우선 현대홈쇼핑 창사 이래 첫 자체브랜드(PB) 상품이다. 홈쇼핑업체가 가전을 PB로 선보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더해 장 책임은 "2000년부터 상품기획자(MD)로 일하면서 이런 고객 반응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혹시나 잘 안 팔리진 않을까 맘 졸였던 것도 잠시, 39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다 나갔다.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쇼호스트의 상품 설명 직후 주문이 쇄도했을 때 한 시름 놓는 것을 넘어 깜짝 놀랐다고 장 책임은 회상했다.앞서 현대홈쇼핑도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상품 기획에 애를 먹고 있었다. 장 책임은 "홈쇼핑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이미 거의 다 나와서 새로운 것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쥐어 짜내는 방식은 상품의 매력을 떨어뜨릴 뿐더러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꼭 기존에 없던 상품이어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라는 생각이 PB 가전 기획의 시작점이었다.장 책임 등 현대홈쇼핑 MD들은 잘 팔리고 있는 상품들부터 들여다봤다. 불편한 점이나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할 여지는 없는지 등을 연구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제품이 냉풍기였다. 일단 수요가 충분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장 책임은 "생활 가전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2년차의 법칙이 발견된다. 홈쇼핑에서 처음 주목 받은 상품에는 이듬해 폭발적으로 수요가 몰린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강한 인상을 남긴 냉풍기 수요 역시 올해 급증하리라는 확신과 기대를 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기성 제품들과의 차별화. 현대홈쇼핑은 오로타 무빙 에어쿨러 개발 과정에서 냉매팩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여타 냉풍기의 경우 3~4시간마다 냉매팩을 새로 얼려야 해 불편하다는 고객평가단의 의견을 반영했다. 대신 정수기 냉각 원리인 반도체 방식을 접목시켰다. 물통의 온도를 오래 차갑게 유지토록 한 것. 전원 버튼을 누르고 '얼음냉풍' 모드를 선택하면 아이스킷 반도체에 전기 자극이 가면서 물탱크 온도를 내린다. 물탱크가 8시간 이상 저온으로 유지돼 냉매팩이 따로 필요 없다. 현대홈쇼핑은 앞으로 주방용품, 생활용품 등으로 오로타 브랜드의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가전 신제품도 내년께 1~2개 출시한다는 목표로 기획에 들어갔다. 장 책임은 "현대홈쇼핑 하면 오로타, 오로타 하면 현대홈쇼핑이 떠오를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업계 최고의 생활 상품 PB로 키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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