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자녀 취업에 부모 개입 확대
美 Z세대 '커리어 동반관리' 확산
연봉 협상까지 직접 나서는 경우도
“과도한 개입은 경계해야"
최근 미국에서 자녀의 구직 과정에 부모가 적극 개입하는 이른바 '커리어 동반 관리(career co-piloting)'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부모가 이력서 작성과 수정에 참여하고, 고용주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연봉 협상 과정에 관여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신입사원에게 조기 성과를 요구하는 기업 문화가 맞물리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력서 수정까지…자녀 커리어 적극 관여하는 부모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부모가 자녀의 취업 과정에 개입하는 현상을 두고 "과거에는 이를 '헬리콥터 부모'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헬리콥터 부모'는 요리, 청소, 공과금 납부처럼 자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까지 대신 처리하려는 과잉 개입형 부모를 의미한다. 포브스는 이 같은 양상이 이제 직장 영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Z세대 상당수가 직장생활과 관련해 다양한 방식으로 부모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플랫폼 제티(Zety)가 지난 1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직장인의 67%는 '정기적으로 부모에게 커리어 조언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Z세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원 범위도 폭넓었다. 응답자의 44%는 부모가 이력서 작성이나 수정에 도움을 줬다고 밝혔고, 20%는 면접에 부모가 동행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28%는 급여나 복리후생 협상 과정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56%는 공식 행사가 아닌 상황에서 부모가 직장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고용 환경의 불확실성과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미국의 월평균 일자리 증가 수는 4만9000개로, 최근 2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노동시장 둔화로 청년층의 취업 부담이 커지자, 부모의 개입이 과거보다 확대됐다는 의견이다.
자스민 에스칼레라 커리어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이 일정 부분 긍정적 측면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부모의 조언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자녀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진로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부모가 전략적 조력자 역할을 할 경우, 사회 초년생이 보상 체계를 이해하고 실수를 줄이며 자신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모의 과도한 개입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칼레라는 "부모가 고용주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면접 과정에 참여할 경우, 지원자의 독립성과 전문성, 준비도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기업은 직무 능력뿐 아니라 판단력과 자율성도 함께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모의 면접이나 협상 전략에 대한 조언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채용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경계를 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그는 부모가 대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자녀가 스스로 판단하고 협상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용 부진에 청년 자립 지연…'캥거루족' 현상 이어져
한편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 청년 고용 시장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1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798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0만8000명 증가했다. 15~64세 고용률은 69.2%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이는 주로 고령층 취업자 증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7만5000명 감소하며 39개월 연속 줄어드는 흐름을 이어갔다. 청년 고용률은 43.6%로 1.2%포인트 하락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업무 자동화, 공개채용 축소와 수시채용 확대,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 채용 관행 등이 청년층의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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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 보니 경제적 부담으로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이른바 '캥거루족'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취업 준비와 경제적 자립이 지연되면서 가족의 지원이 장기화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나다에서는 부모에게 돌아와 함께 사는 청년을 '부메랑 키즈'로, 중국에서는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성인을 '전업 자녀'로 부르는 등 성인 자녀의 동거 현상은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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